인텔 엔비디아 협력, 반도체 판도 흔들까? 씨티는 '매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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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협력과 싸늘한 시선: 인텔-엔비디아 동맹의 이면
최근 반도체 업계를 강타한 소식은 단연 인텔과 엔비디아의 파격적인 협력이었다. 오랫동안 PC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했으나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함께 주춤했던 인텔은 엔비디아로부터 무려 50억 달러(약 7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가가 한때 20% 이상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양사가 차세대 칩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선언으로, 침체에 빠진 인텔에 한 줄기 빛을 던져주는 듯 보였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나란히 미소 짓는 사진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마냥 뜨겁지만은 않았다. 특히 유력 투자은행인 씨티증권은 인텔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과감히 하향 조정하며 이번 인텔 엔비디아 협력이 인텔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씨티증권의 크리스토퍼 댄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 통합이 인텔 CPU의 경쟁력을 본질적으로 강화하지 못할 것이며, 인텔의 최첨단 제조 사업 성공 가능성 또한 극히 낮다고 단언했다. 단기적 활력은 될 수 있을지언정, 인텔의 고질적인 제조 사업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신랄한 분석이다. 그는 PC의 주요 성능 동력이 CPU 그 자체임을 강조하며, 다른 회사의 그래픽 통합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어쩌면 씨티의 이러한 시각은 단순한 비관론을 넘어, 이번 협력의 이면에 숨겨진 복잡한 계산과 한계를 꿰뚫어 본 통찰일 수도 있다. 시장의 환호 뒤에 감춰진 현실적인 그림자는 과연 무엇일까. 이 거대한 반도체 합종연횡이 진정 인텔을 구원할 수 있을지, 혹은 일시적인 착시 현상에 불과할지는 앞으로 면밀히 지켜볼 대목이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맹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GPU 강자 엔비디아, 인텔 CPU 손잡다…'파운드리'는 제외?
인텔 엔비디아 협력의 핵심은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는 데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NV링크 기술을 활용해 인텔의 x86 CPU 아키텍처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및 가속 컴퓨팅 강점을 매끄럽게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인텔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위한 맞춤형 데이터센터 CPU를 제조하고, 개인용 컴퓨팅 부문에서는 엔비디아의 칩렛(기능을 분리한 작은 칩 조각)을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CPU 시장의 전통 강자인 인텔이 AI 시대의 핵심 동력인 GPU 강자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노트북 등 개인용 AI PC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CPU 공급망을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 젠슨 황 CEO는 인텔 CPU의 큰 고객이 될 것이며, 인텔 칩에 GPU 칩렛을 공급하는 대규모 업체가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물론, 엔비디아가 x86 기반 CPU 개발과 동시에 Arm 기반 CPU 개발도 지속하겠다고 밝힌 점은 인텔에 대한 전적인 의존이 아님을 시사하며, 미래를 위한 다각적 전략을 펼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협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그리고 인텔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I 칩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고, 파운드리 부문에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에게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은 재건의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황 CEO는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겠지만, 이번 발표는 맞춤형 CPU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의 주력 칩들이 여전히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에 위탁 생산되는 현실은, 이번 협력이 인텔의 장기적인 숙원인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즉각적인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이 협력은 인텔에 단기적인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어도, 고질적인 제조 역량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인텔이 진정한 부활을 이루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공이라는 난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입김과 제한적 영향: 반도체 산업 재편 속 숨은 그림자
인텔 엔비디아 협력은 단순히 두 기업 간의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미국 정부의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위기에 처한 인텔의 지분 약 10%를 인수한 전례를 볼 때, 엔비디아의 거액 투자가 미국 첨단 제조업 강화라는 정책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백악관 부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이번 파트너십을 미국 첨단 제조업의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하며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정책 기조에 발맞추고, 이는 어쩌면 중국 사업에 대한 미국의 통제 완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지 모른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되고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반도체 합종연횡은 단순히 경제적 논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이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더 이상 시장 논리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력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은 협업 제품의 즉각적인 출시가 어렵고, 특히 인텔의 파운드리 역량이 협력 범위에서 배제된 점을 들어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존 파운드리 강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증권 역시 엔비디아와의 AI 반도체 협력이 인텔에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며 관련 시장 규모가 10억~2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이번 인텔-엔비디아 협력은 인텔에게 '생명줄'을 던져준 것은 맞지만, 이는 완전한 회생이라기보다는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과 제한된 사업적 시너지 속에서 이루어진 타협점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늪에 빠진 사람에게 밧줄을 던져준 것과 같으나, 스스로 늪에서 걸어 나올 힘이 없다면 그 밧줄마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비유가 어쩌면 적절할지 모른다.
격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합종연횡, 한국의 전략은?
인텔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현재 생존과 패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반도체 합종연횡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혈안이 되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 기술 자립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은 자국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대형 IT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시험 및 주문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의 단적인 예이다. 창신메모리가 화웨이에 4세대 HBM인 HBM3 샘플을 공급하고 양산을 추진하는 것도 대표적이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 역시 적극적인 기술 경쟁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장비 업체인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등과 협력 범위를 넓히며 반도체 장비 국산화와 패키징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이는 메모리 경쟁력을 지탱할 생태계를 국내 기업들과 함께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만 TSMC와 함께 6세대 HBM인 HBM4를 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는 선제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스라엘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발렌스와 차세대 차량용 칩 개발 및 양산에 나서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테슬라로부터 2나노미터(nm) 첨단 공정의 차세대 차량용 칩 'AI6' 파운드리 수주를 따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자국 내 공급망 강화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며 새로운 반도체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시대의 서막: 협력과 경쟁의 역설적 공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이제 과거와는 다른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때는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지배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전략적인 반도체 합종연횡을 필수적으로 모색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협력, 중국의 자립 노력, 그리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파트너십은 모두 이러한 거대한 흐름의 일환이다. 특히 AI 반도체 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누가 더 유기적이고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미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은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다. 씨티증권이 인텔-엔비디아 협력의 한계를 지적했듯이, 모든 파트너십이 곧장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특정 분야에 한정된 협력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국가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공급망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은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지정학적 고려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단순한 기술 발전의 시대를 넘어, 정치, 경제, 기술이 복합적으로 얽힌 새로운 반도체 질서의 서막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 역설적인 협력과 경쟁의 공존 속에서, 각 기업과 국가가 어떤 전략적 유연성과 통찰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미래 반도체 지형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반도체 시장의 변화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질 것이며, 여기에 대한 현명한 답을 찾는 것이야말로 다가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인텔과 엔비디아의 50억 달러 규모 협력은 인텔 주가를 급등시켰으나, 씨티증권은 파운드리 제외 및 제한적 경쟁 우위를 이유로 '매도' 의견을 냈다. 이 협력은 인텔의 CPU 강점과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결합하지만, 인텔의 근본적 제조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미·중 기술 경쟁과 맞물려 한국 기업들도 국내외 합종연횡을 통해 생존과 패권 확보에 나서며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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