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을 딛고,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스포츠는 때때로 가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巨人(요미우리 자이언츠)에 합류한 외야수 乙坂智(오토사카 토모, 31)의 행보가 바로 그러하다. 지난 9일, 친정팀 DeNA(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홈 구장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터져 나온 그의 이적 후 첫 안타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의미를 지닌다. 10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메이저리그 산하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를 전전하며 오직 야구만을 생각했던 그의 험난하고도 끈질긴 여정이 한 장의 감동적인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순간이다. 현재 리그 선두 한신에 12경기 차로 뒤처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巨人에게 乙坂는 단순한 선수 한 명 이상의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침체된 팀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특효약'이자, 꺼지지 않는 불굴의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영입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섞인 찬반양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전력 외 통보를 받았던 선수가 과연 巨人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乙坂는 그 모든 우려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코하마 고등학교 시절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近藤健介(콘도 켄스케)와 함께 팀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DeNA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은 그에게 주전 외야수 자리를 온전히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야구 인생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기대 속에서 입단했지만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고, 결국 전력 외 통보라는 쓰디쓴 잔을 마셔야 했다. 과연 乙坂는 해외에서의 '무사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경험을 바탕으로, 巨人이라는 새로운 둥지에서 팀을 뒤흔드는 진정한 '캄푸루자이(강심제)'로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그의 스토리는 어쩌면 지금의 巨人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고난 속에서 얻은 '헝그리 정신'
DeNA에서 전력 외 통보라는 가혹한 현실을 마주한 2021년 겨울, 乙坂의 야구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는 주저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려, 오직 야구만을 위한 '무사수행(武者修行)'의 길에 오르기로 결심한다. 이 결정은 그에게 단순히 새로운 팀을 찾는 것을 넘어, 자신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기회가 되었다. 2022년부터 멕시코 리그와 미국 독립리그,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까지, 세계 각지를 전전하며 오직 야구에만 몰두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환경, 그리고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신분은 그에게 끊임없이 '헝그리 정신'을 요구했다. 처음 멕시코 윈터리그에 참가했을 때의 경험은 그에게 특히나 큰 깨달음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메이저리거들이 오프시즌 동안 몸을 풀기 위해 재미 삼아 뛰는 리그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수준은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乙坂는 당시를 회상하며 "여기서 레귤러를 하는 선수들은 모두 일본에서도 충분히 1군 레귤러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로스터 보장도 없이 머나먼 타국으로 건너온 그에게 현실은 냉정했다. 보장이 없는 자리,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는 매일같이 자신의 생존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그 혹독함 속에서 乙坂는 자신에게 부족했던 '헝그리 정신'과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비로소 깨닫고, 오직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넘어, 정신적으로 더욱 단단하고 성숙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그는 이 시기를 통해 야구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멕시코 리그에서 115타석에 들어서며 리그 수위타자를 웃도는 4할1푼의 경이로운 타율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치열한 노력과 내면의 변화가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해외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단순한 경력 단절이 아닌, 더욱 강하고 진정한 야구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소중한 성장통이었음이 분명하다.
타격 혁신, 야구를 대하는 철학의 성숙
乙坂의 타격 기술 변화는 그의 해외 무사수행 기간 동안 얻은 가장 크고 값진 소득 중 하나이다. 특히 멕시코 윈터리그에서 만난 타격 코치 랜달 사이먼(Randall Simon)은 그의 타격 각성을 이끈 결정적인 인물이었다. 사이먼 코치는 과거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었던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乙坂에게 외국인 투수들의 구질, 즉 일본 투수들과는 다른 묵직하고 강력한 구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타격법을 제시한다. 이는 기존의 스윙 궤도를 수정하여, 공을 몸에 더 가까이 끌어당겨 임팩트를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사이먼 코치의 다소 무례한 태도에 乙坂가 반감을 가지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말 활약하고 싶으니 타격을 가르쳐달라"고 먼저 요청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컸던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주저함 없이 이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새로운 타격법의 습득은 乙坂의 타격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이제까지 머릿속에서 모호하게만 맴돌던 부분이 '내가 역시 옳았구나, 이 방향이 맞았구나' 하고 강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정답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어쩌면 완벽한 정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乙坂는 이 과정을 통해 오직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타격의 정답을 좇는 것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을 갈고닦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은 것이다. 乙坂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러한 새로운 타격법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작업을 계속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타석에서의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보완을 넘어, 야구를 대하는 철학적 자세의 성숙을 의미하며, 이는 그가 단순히 과거의 乙坂가 아님을 방증한다.
하마스타의 감동적인 재회, 그리고 첫 안타
지난 9일, 乙坂智에게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단순한 원정 구장이 아니었다. 그곳은 그가 10년간 프로 선수로서 땀과 눈물을 흘렸던 추억의 장소이자, 재기의 서막을 알리는 운명적인 무대였다. 경기 전부터 乙坂의 하마스타 복귀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巨人은 1점을 뒤지던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又木鉄平(마타키 텟페이)의 대타로 乙坂를 과감히 투입한다. 그의 이름이 장내에 울려 퍼지자, 왼쪽 외야를 가득 메운 巨人 팬들은 물론, 오른쪽 외야를 빼곡히 채운 친정팀 DeNA 팬들 사이에서도 일제히 환호와 아낌없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야말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どよめき(술렁임)'와 감동적인 박수의 향연이었다. 이는 乙坂가 DeNA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이 얼마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乙坂는 이러한 뜨거운 환대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DeNA 선발 투수 케이(Kei)의 초구를 노려 친다. 그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좌익수 사노(Sano)의 글러브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 페ンス 부근에서 튀어 올랐고, 좌월 2루타로 기록된다. 巨人 이적 후 4타석 만에 터진, 그토록 고대하던 귀중한 첫 안타였다. 2루 베이스에 도달한 乙坂는 헬멧을 두드리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쁨과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코하마는 정말 좋아하는 구장 중 하나이고, 저를 아는 팬들도 많아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 4년 만에 하마스타를 다시 찾은 그에게 옛 동료들과 팬들의 따뜻한 환대는 분명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 한 방은 단순히 점수를 내는 안타를 넘어, 그의 재기를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巨人 부활의 신호탄, 乙坂智의 새로운 챕터
乙坂智의 이번 巨人 이적 후 첫 안타는 단순히 개인적인 기록을 넘어선다. 이는 끊임없는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 결국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자,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이야기이다. 乙坂는 경기 후 "巨人의 일원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이적 후 안타가 없던 지난밤 잠 못 이루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음을 솔직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혹독한 훈련과 무사수행을 통해 쌓아 올린 견고한 '헝그리 정신'으로 그 벽을 부수고 마침내 첫 안타를 신고한 것이다. 그의 불굴의 투혼은 팀 내 경쟁을 넘어, 현재 침체된 巨人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巨人은 리그 선두 한신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 빠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乙坂와 같은 베테랑 선수의 극적인 합류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선수단 전체에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재기를 꿈꾸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물론, 한 번의 안타로 巨人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乙坂가 보여준 끈기와 야구를 향한 진지한 태도, 그리고 그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분명 巨人에게 필요한 '캄푸루자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계속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그의 다짐처럼, 乙坂智의 다음 발걸음이 巨人의 남은 시즌에 어떤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우리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야구 인생 2막은 이제 막 희망찬 서막을 올린 것이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전 DeNA 외야수 乙坂智가 해외 무사수행 끝에 巨人에 합류, 고대하던 이적 후 첫 안타를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익숙한 하마스타에서의 감격적인 순간은 그의 끈기와 도전을 입증하며 巨人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험난한 여정을 통해 단련된 그의 투혼이 침체된 팀에 '특효약'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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