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의 성장이 빚어낸 그림자: 샤토레제의 아이러니
일본의 인기 제과 기업 샤토레제가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급성장을 멈추고 당분간 신규 출점을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샤토레제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2014년 430억 엔이었던 매출은 불과 9년 만에 세 배 가까이 폭증하여 1313억 엔에 달했고, 매장 수도 2.2배나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도 교외 매장이 많았던 덕분에 영업을 지속하며 오히려 존재감을 키웠고, 이는 곧 엄청난 실적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이러한 겉보기에는 화려하기만 했던 성장 뒤에는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균열이 숨어 있었다. 이번 샤토레제 사태는 단순한 경영상의 실책을 넘어,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기업은 언제까지 외형적 성장에만 목을 매야 하는가. 그리고 그 성장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솔직하게 마주하고 있는가. 샤토레제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그들만의 답을 제시하는 듯하다.
무한 질주가 남긴 상처: 곪아 터진 내부 문제
샤토레제 후루야 유지 사장은 최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회사가 균형을 잃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사실 샤토레제는 올해 들어 휴업수당 미지급, 불법 잔업 의혹, 하도급법 위반 등 여러 건의 불법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고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출입국재류관리청으로부터 개선 명령을 받았고, 불법 시간외 근무에 대해서는 노동기준감독서에 서류 송치되는 등 법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한 상황이다. 매출 1000억 엔을 돌파하며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관리 시스템, 즉 거버넌스가 급변하는 몸집을 따라가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형 확장에만 급급하여 내실을 다지는 데 소홀했고, 그 결과 조직의 기초가 흔들리며 불법과 편법이 스며들 여지를 주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샤토레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속도 경쟁에 매몰되면서 놓치기 쉬운 본질적인 가치, 즉 준법 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성장 중단'이라는 역설적 선택: 미래를 위한 고통스러운 담금질
후루야 사장의 "성장을 멈추는 전략"은 단순히 위기 모면용 땜질 처방이 아니다. 그는 신규 출점을 대폭 줄이고, 심지어 이미 준비 중이던 매장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올해 후반기에는 거의 신규 출점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규 출점 이야기가 있어도 동결하고 있다"는 그의 발언에서 위기를 대하는 샤토레제의 단호함이 엿보인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과감한 결단이다. 고객 수요에 대한 공급력 부족이라는 잠재적 문제까지 언급하며 양이 줄어들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은, 기업이 스스로의 약점을 직시하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시장에서 성장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샤토레제는 역설적으로 '성장 중단'이라는 선택을 통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담금질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히 샤토레제라는 한 기업의 회생을 넘어, 과도한 성장 지상주의에 경고를 보내는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 시스템 혁신을 통한 재도약
샤토레제는 '성장 중단' 선언에 그치지 않고, 무너진 거버넌스를 재건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 혁신에 돌입했다. 기존의 품질보증부에 더해 '노동안전추진부'를 신설하여 전사적으로 안전, 품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컴플라이언스를 점검하는 체제를 확립하였다. 이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조직 개편이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전면 개정하고, 외부 전문가인 변호사를 초빙하여 연 2회 정기적인 점검 작업을 실시하며, 컨설턴트에게 개혁에 대한 평가를 의뢰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기업이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고, 자정 능력을 강화하며,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진정성 있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성장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물론 이러한 기반 강화 작업은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장기적인 프로젝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 법, 샤토레제의 이처럼 전방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현명함: 제과업계에 던지는 샤토레제의 메시지
샤토레제의 이번 결정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현명한 대응으로 비친다. 단순히 재무적 성과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되새기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당 경쟁과 수익성 압박 속에서 종종 간과되기 쉬운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 제과업계는 물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성장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다가 종종 윤리적 문제에 부딪히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샤토레제는 이러한 기업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내실을 다지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결국 더 큰 성장을 위한 길'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여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단기적인 실적 악화나 시장의 우려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고통스러운 담금질을 통해 샤토레제가 더욱 단단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이는 일본 제과업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 경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샤토레제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우리는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급성장 속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태에 샤토레제가 파격적인 '성장 중단' 선언을 했다. 이는 단순히 속도 조절을 넘어 기업의 근간을 다지는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제과업계를 넘어 모든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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