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메시지, 마쓰다 스타디움을 수놓다
지난 8월 13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는 '피스 나이터 2025'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매년 히로시마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하며, 특히 전후 8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더했다. 이 특별한 밤의 시작을 알린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요시카와 코지였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 59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103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져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검은색 민소매 사이로 드러난 탄탄한 근육과 다이내믹한 투구 폼은 프로 야구 선수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경기 5회 종료 후에는 존 레논의 명곡 '이매진'을 아카펠라로 열창하며 관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단순히 시구 행사를 넘어, 요시카와 코지의 모습과 그의 메시지는 피스 나이터가 지향하는 평화의 염원을 스타디움 가득히 울려 퍼지게 하는 듯 보였다. 그의 힘찬 몸짓과 목소리는 평화에 대한 히로시마의 끊임없는 노력을 상징하는 듯 느껴진다.
폐허 속 피어난 희망, 히로시마 카프의 탄생
'피스 나이터'의 뿌리를 이해하려면, 80년 전 히로시마의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상징, 히로시마 카프의 역사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카프의 초대 25번 등번호 선수였던 하세베 미노루 씨(93)의 증언은 그날의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80년 전 8월 6일, 중학교 1학년이었던 그는 집에서 엄청난 섬광을 목격하고, 뒤이어 밀려드는 부상자들의 참혹한 모습에 경악하였다. 파리와 구더기가 들끓는 부상자들이 채 일주일도 안 되어 속절없이 죽어가는 광경은 그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고 한다. 절망적인 폐허 속에서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야구였다. 그리고 피폭 5년 후인 1950년, 히로시마에 프로 야구팀이 생긴다는 소문은 도시 전체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변변한 장비나 자금도 없이 시작된 카프는 선수들이 직접 거리에서 연필을 팔아 자금을 모을 정도로 열악했지만, 야구는 곧 히로시마 시민들의 유일한 위안이자 부흥의 상징이 되었다. 야구를 통해 다시금 일어서려는 히로시마의 강인한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80년의 시간이 쌓아올린 평화의 계승
히로시마는 원폭의 비극을 잊지 않고, 이를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피스 나이터'는 바로 이러한 노력의 결정체이며, 올해의 주제인 '계승'은 그 의미를 더욱 명확히 한다. 하세베 미노루 씨와 같은 원폭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기억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다. 야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피스 나이터는 과거의 아픔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는 듯 느껴진다. 요시카와 코지가 강조했듯이, 즐거운 야구를 관전할 수 있는 지금의 평화로운 세상이 계속되도록 우리 세대가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다. 이는 야구 경기장을 넘어선 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03km의 속구와 ‘이매진’으로 전한 울림
요시카와 코지의 시구는 단순한 연예인의 이벤트가 아니라,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행위였다.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103km/h를 기록한 그의 '괴력'은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이며, 이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끈질긴 노력과 헌신을 상징하는 듯 보였다. 그는 시구 후 "대개 늘 평균에서 10km 떨어집니다. 역시 힘이 들어가는 것이겠지요"라고 말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울림은 이어진 발언에서 나왔다. 그는 "이렇게 모두가 즐거운 야구를 관전할 수 있는 세상이 계속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짊어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개인의 힘은 미약할지라도,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프를 응원하는 것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방식이었다. 존 레논의 '이매진'을 아카펠라로 부른 것 역시,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는 보편적인 평화의 염원을 표현하며 이날 행사의 감동을 극대화하였다.
야구를 넘어, 모두의 노력으로 이어갈 평화
히로시마의 '피스 나이터'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이는 원폭의 아픔을 기억하고, 야구를 통해 희망을 찾았던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평화 노력이 결합된 강력한 상징이다. 하세베 미노루 씨와 같은 선구자들의 고난과 열정은 히로시마 카프라는 팀을 넘어,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서는 인류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요시카와 코지와 같은 현재의 상징적인 인물들은 그 유산을 이어받아, 젊은 세대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야구 경기장을 채운 수많은 관중들의 함성과 요시카와 코지의 노랫소리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노래하는 히로시마의 메시지이다.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모든 세대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만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이 어떻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고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 하겠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히로시마 피스 나이터 2025는 전후 80주년을 맞아 평화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가수 요시카와 코지의 시구와 열창은 야구를 통한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히로시마 카프 창단부터 이어진 야구를 통한 부흥과 평화 계승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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