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털모(脫모) 살롱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파산한 털모 살롱 및 클리닉은 총 12건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건)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폭증한 수치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전체 파산 건수는 역대 최다 기록을 크게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뮤제 플래티넘"을 운영하던 MPH 주식회사가 지난 8월 18일 파산 절차 개시 결정을 받으면서 충격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이다. 이로 인해 미시술 고객을 포함해 약 20만 명의 채권자가 발생했으며, 총부채는 260억 엔(2025년 6월 기준)에 이른다. 2023년부터 "긴자 컬러", "앨리시아 클리닉", 그리고 올해 초 "토이토이토이 클리닉" 등 유명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지난 2년간 추산되는 피해자는 무려 50만 명에 육박한다. 이뿐만 아니라 3천 명이 넘는 시술 스태프(직원)들도 직장을 잃는 등 심각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파산이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전조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연 이토록 거대한 파산 쓰나미가 털모 시장을 덮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빛 좋은 개살구, 선불제 모델의 그늘

털모 살롱 업계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선불금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젊은 층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고액의 코스 계약을 유도하며 막대한 선불금을 유치해 사업을 확장해 왔다. 마치 화려한 풍선처럼 부풀려진 이 성장 모델은 겉으로는 번창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유치된 선불금 상당수가 광고비 등 운영 비용으로 그대로 지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회원의 계약이 줄어들면 곧바로 경영난에 직면하게 되는 '자전거 조업'식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즉, 다음 고객의 선불금으로 이전 고객의 시술과 기업 운영을 유지하는 위험천만한 방식인 것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약속대로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시술을 받지 못하는 이용자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고, 이는 업계 전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불금이라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구조적 취약성은 결국 업계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말았다.

삼중고에 신음하는 脫모 업계

털모 산업은 현재 '다액의 광고비와 선불금 비즈니스', '고정비 및 판매관리비 부담 증대', 그리고 '가격 붕괴에 따른 경쟁 심화 및 소비 심리 저하'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먼저,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한 막대한 광고비 지출과 선불금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끊임없이 기업의 자금 흐름을 압박한다. 다음으로, 운영 비용의 증가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도심지의 높은 임대료는 물론, 엔저 현상으로 인해 수입 비중이 큰 털모 기기 도입 비용이 크게 올랐다. 또한, 시술 스태프들의 높은 이직률과 구인난은 인건비와 교육 훈련 비용을 상승시켜 점포당 출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업계에 대한 불신은 털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시술 효과, 가격, 그리고 실제 이용자들의 후기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은 기존 고객의 재방문율과 정액 회원권 유지율을 떨어뜨리고, 신규 고객 확보마저 어렵게 만들면서 많은 기업들을 적자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4년도에는 털모 사업자 중 약 40%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수익 감소를 포함한 '실적 악화' 기업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56.5%에 달한다.

불신 자초한 업계, 위기 속 자구책은?

잇따른 털모 사업자들의 파산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업계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한때 대중에게 사랑받던 대형 살롱들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선불금을 낸 수십만 명의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털모 시장은 이제 '믿을 수 없는 곳'이라는 낙인까지 찍히고 있다. 이러한 불신은 기존 고객의 재방문율을 낮추고, 신규 고객 유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며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는다. 시술 효과부터 가격,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솔직한 후기까지, 모든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비교하는 똑똑한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다. 물론, 업계 내에서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파산한 뮤제 플래티넘의 경우, 상표권 및 운영권이 새로운 주주에게 넘어가 '어디든 뮤제 플래티넘'이라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형태로 시술을 이어가거나, 기존 관련 업체가 영구 보증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체 시술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깊어진 불신의 골을 메우기 역부족이다. 업계 전체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이고 통일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래를 위한 재편: 신뢰 회복이 관건이다

이제 명확해진 사실은, 과거의 털모 산업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막대한 광고에 의존하고 고가의 시술 코스를 선불금으로 판매하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는 업계의 단기적인 수익을 보장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피해와 불신을 초래하며 산업 전체의 기반을 흔들었다. 털모 업계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근본적인 재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투명한 가격 정책, 합리적인 계약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품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겉으로만 화려한 광고 대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과의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털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어쩌면 이번 파산 쓰나미는 털모 산업이 과거의 그림자를 벗어나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아픈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이제 업계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2025년 상반기 일본 털모(脫모) 살롱 파산이 전년 대비 3배 폭증하며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선불금 기반의 공격적인 확장 모델과 과도한 마케팅 비용, 그리고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며 업계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대 업체인 뮤제 플래티넘마저 파산하는 등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는 가운데, 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재편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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