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한 경기: 한국 농구의 카타르전 대반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뜨거운 코트 위에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비로소 첫 승의 감격을 맛봤습니다. 불과 이틀 전, '탈아시아급' 전력으로 평가받는 호주에게 61-97이라는 뼈아픈 대패를 당하며 시작된 2025 FIBA 아시아컵. 많은 이들이 실망과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좌절 대신 반전을 택했습니다. 8일 열린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97-83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승리하며, 호주전의 그림자를 말끔히 지워냈습니다. 이는 단순한 1승 그 이상이었습니다. 침체되었던 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한국 농구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금 불어넣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특히, 이현중과 유기상의 3점슛이 대폭발하고 여준석과 이정현이 고루 활약하며 팀 전체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 한 경기를 통해 한국 농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안준호 매직의 시작: 압박 수비와 속공, 그리고 리바운드의 투지
카타르전 승리의 이면에는 안준호 감독의 치밀한 전략과 선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호주전 이후 안 감독은 "우리의 계획대로 압박 수비와 속공 등이 충분히 잘 됐고, 리바운드에서도 카타르와 대등했던 점이 고무적"이라며 승리 요인을 분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 농구는 전통적으로 '빠른 농구'와 '외곽슛'에 강점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이러한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안 감독은 이번 카타르전을 통해 한국 농구의 정체성을 되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고, 볼을 탈취한 뒤에는 지체 없이 속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패스와 영리한 공간 활용이 더해지며 효율적인 득점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장에서 우위를 점한 카타르를 상대로 대등한 제공권 싸움을 펼치며, 공격 기회를 늘리고 상대에게는 추가 공격 기회를 주지 않는 끈질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가 결국 승리의 밑거름이 된 셈입니다.
라건아 없는 팀을 이끈 젊은 심장들: 이현중, 유기상, 여준석의 존재감
이번 아시아컵에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귀화 선수 라건아 없이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라건아 선수가 차지했던 골밑 장악력과 득점력은 분명 큰 공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 한국은 새로운 리더십과 득점원을 발굴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단연 돋보인 선수는 이현중(나가사키)과 유기상(LG)이었습니다. 두 선수는 나란히 24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특히 외곽에서 터진 3점슛은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유기상 선수는 경기 후 "내가 해야 할 역할이 3점 슛을 넣는 것이다. 현중이 형이나 정현이 형한테 많이 몰리는 부분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던 거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또한, 시애틀대 소속의 여준석 선수 역시 22득점을 올리며 내외곽에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호주전에서도 분전했던 이정현(소노) 선수는 12득점 5어시스트로 노련함을 보여주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이들 젊은 선수들의 과감한 플레이와 책임감 있는 모습은 라건아 선수 공백에 대한 해답이자, 한국 농구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8강행 티켓을 향한 마지막 승부: 레바논전, 한국 농구의 시험대
카타르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앞에는 또 다른 큰 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는 11일(한국시간) 펼쳐질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바로 레바논입니다. FIBA 랭킹 7위의 디펜딩 챔피언 호주가 A조 1위를 사실상 확정 지은 가운데, 한국은 레바논과 조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1위만이 8강에 직행하고, 2위와 3위는 8강 결정전을 통해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레바논전은 사실상 8강 진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안준호 감독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우리 특유의 농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도권을 가져야 하고, 리바운드 싸움도 대등하게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또한 "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이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레바논은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입니다. 하지만 카타르전에서 보여준 압박 수비, 스피드, 속공, 그리고 외곽슛이라는 한국 농구의 강점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플레이'라는 안 감독의 지론처럼, 팀워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잡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점에 선 한국 농구: 젊음과 투지로 쓰는 성장 드라마
이번 아시아컵은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에게 단순한 대회를 넘어, 중요한 성장통을 겪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호주전의 뼈아픈 패배는 약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카타르전 승리를 통해 그 약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강점을 찾아나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라건아 선수 없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이현중, 유기상, 여준석 등 해외 경험이 있거나 잠재력이 풍부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한국 농구의 미래를 밝게 합니다. 물론, 이들의 경험은 아직 부족하고 기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투지와 성장 가능성은 앞으로 한국 농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번 아시아컵을 통해 단순히 승패를 넘어, 새로운 세대가 한국 농구의 지형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레바논과의 경기는 단순히 8강 진출 여부를 넘어, 이 젊은 팀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그들이 코트 위에서 펼쳐낼 또 다른 성장 드라마를 기대해 봅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호주전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카타르를 상대로 아시아컵 첫 승을 신고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현중과 유기상을 필두로 한 젊은 선수들의 맹활약과 안준호 감독의 맞춤형 전술이 빛을 발했다. 다가오는 레바논과의 일전에서 한국 농구 특유의 끈기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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