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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사’ 윤무부 교수, 한 시대를 수놓은 자연 사랑 영원히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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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now.it.kr/trend_kr/20250815/professor-yoon-moo-bu-bird-doctor-passes-away
Published
2025/08/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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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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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새 소리를 들려준 영원한 ‘새 박사’의 별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의 목소리를 통해 자연의 신비에 귀 기울였을 것이다. 친근하면서도 깊이 있는 해설로 우리에게 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새 박사’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84세의 일기로 지난 15일 새벽, 투병 끝에 영면에 들었다. 그의 부고 소식은 단순한 한 학자의 죽음을 넘어, 우리 시대에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일깨웠던 한 아이콘의 퇴장을 의미한다.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도 재활에 성공하며 대중 곁을 지켰던 그는, 지난 6월 병세가 재발하며 다시금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고 한다. 윤 교수는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아우르며 방송과 광고를 통해 대중과 호흡했던 몇 안 되는 과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쉬운 설명과 특유의 입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조류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나아가 자연 전반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대중에게 사랑받는 학자로서의 면모는 그의 학문적 깊이와 함께, 한국 사회에 자연 보전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우리는 그의 서거를 통해, 그가 평생 바쳐왔던 새들과 자연의 메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새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학자의 길을 열다

고인 윤무부 교수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새에 대한 순수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경남 통영군 장승포읍(현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태어난 그는 한영고와 경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특히 1995년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에 사는 휘파람새 Song의 지리적 변이’라는 논문으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그의 학문적 깊이와 전문성을 확고히 하였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새를 분류하고 기록하는 것을 넘어, 새들의 소리 하나하나에서 생태적 의미를 찾아내는 섬세함으로 빛났다. 윤 교수의 열정은 학문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1967년 대학원 시절, 광릉수목원(현 국립수목원)에서 탐조 여행 중 폭우에 휩쓸려 6시간 동안 떠내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화는 그의 탐조 활동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그가 책상에 앉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며 자연과 교감하는 진정한 탐험가였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장 경험은 그의 이론적 지식에 생생함을 더했고, 대중에게 자연을 전달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생명력을 부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자연 전도사’의 발자취

윤무부 교수가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것은 단연 방송 활동 덕분이다. KBS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그는 명실상부한 ‘새 박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어려운 생물학적 지식을 어린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나가는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새들의 특징과 습성, 생존 방식 등을 이야기하듯 설명하며 시청자들을 자연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TV 광고에도 출연하며 그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의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는 대중에게 과학자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활발한 대외 활동은 그가 단순한 학자를 넘어선 ‘자연 전도사’였음을 증명한다. 그는 야생조류와 매미 소리를 담은 오디오북 ‘한국의 새’를 비롯해 ‘한국의 텃새’, ‘한국의 철새’, ‘한국의 자연탐험’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자신의 지식과 자연 사랑을 대중과 공유했다. 그의 저작물들은 교과서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독자들이 직접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 매개체가 되었다.

사라져가는 생명에 대한 애착, 황새 복원 의지의 불씨를 지피다

윤무부 교수의 자연 사랑은 단순한 연구와 해설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사라져가는 생명에 대한 깊은 애착을 보여주며 실질적인 보전 노력에도 힘썼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황새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었을 때, 고인이 직접 그 수컷 황새를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에 표본으로 박제한 일화는 그의 남다른 책임감과 보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의 아픔은 1994년 암컷마저 농약 중독으로 죽자 황새 복원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하였고, 결국 한국교원대가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 두 마리를 기증받아 복원 사업에 나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윤 교수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한 종의 보전을 넘어, 생태계 전체의 균형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그의 삶은 멸종 위기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자연 보호 활동에 대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새 박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새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그가 남긴 발자취, 영원히 울려 퍼질 새들의 노래

윤무부 교수는 평생을 자연과 새들을 벗 삼아 살아왔다. 자랑스런서울시민상(1993), 환경우수상(1997), 자랑스런서울시민 500인상(1999), 자랑스러운 경희인상(2011) 등 수많은 수상 이력은 그의 삶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지칠 줄 모르는 탐구 정신과 대중과의 소통 능력을 겸비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지성인이었다. 그의 별세는 한 시대의 마감을 의미하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업적과 자연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영원히 우리 기억 속에 살아 숨 쉴 것이다. 특히 그가 심었던 자연 보전의 씨앗은 미래 세대에게도 계속해서 자라나 풍성한 숲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앞으로도 새들의 노랫소리 속에서, 혹은 이름 모를 숲길을 걸으며, 윤무부 교수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자연의 경이로움과 소중함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의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203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17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별그리다’이다. 부인 김정애 씨와 1남1녀가 유족으로 남았다. 그의 삶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 위대한 스승의 삶이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한국의 영원한 ‘새 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가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그는 평생을 새 연구와 대중과의 소통에 바치며 자연 사랑을 전파했으며, 뇌경색 투병 중에도 자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우는 깊은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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