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를 둘러싼 자선 전시회 모금액 횡령 의혹이 결국 경찰의 ‘혐의 없음’ 결정으로 일단락되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8일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된 문 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문 씨가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자선 바자회 형식으로 전시회를 개최한 후 모금액을 기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점 때문에 사안의 경중을 떠나 사회적 파장이 상당했다. 경찰의 이번 결정은 법적 잣대로는 문 씨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이지만, 세간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 미묘하다. 과연 ‘잊음’이라는 해명이 법적인 무혐의를 넘어 대중의 의구심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사건은 법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 그리고 공인 가족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투명성의 경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과 고발 내용 재조명

사건의 발단은 2022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다혜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자선 바자회 형식의 전시회를 열었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자선이라는 숭고한 목적 아래 진행된 행사였기에 많은 이들의 기대와 참여가 있었을 터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기부금 집행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결국 특정 단체에 의해 사기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에 이르게 되었다. 고발인 측은 문 씨가 자선 행사를 표방하여 모금된 돈을 정당한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은닉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이러한 자선 행사는 투명성이 생명인데, 모금액의 흐름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 되었다. 자선 행사의 본질적 취지를 고려할 때, 모금액이 원래의 목적대로 쓰이지 않았다면 이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 따라서 경찰 수사는 모금액의 최종 행방과 문 씨의 의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수사 과정과 ‘망각’의 진술

경찰은 고발인의 주장을 면밀히 살피기 위해 문 씨의 금융 내역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았다. 수사 결과, 모금액이 문 씨의 통장에서 출금되거나 사적으로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통장에 그대로 예치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지점이 ‘횡령’ 혐의를 벗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통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불법적으로 영득(자기 소유처럼 취함)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이를 실행했을 때 성립한다. 그러나 문 씨의 계좌에 돈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점은 적어도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경찰 조사에서 문 씨는 “생각보다 액수가 적어 기부하지 않았고, 그대로 잊고 살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망각’이라는 진술은 법적으로는 횡령 의도가 없었다는 방어 논리가 될 수 있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자선 행사의 책임감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법적인 유무죄를 떠나, 자선이라는 미명 아래 모인 소중한 기부금에 대한 ‘잊음’은 도덕적 해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무혐의’와 사회적 ‘논란’의 간극

경찰은 문 씨가 모금액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작가들을 속이거나 돈을 횡령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법적으로 볼 때, 횡령이나 사기죄는 불법 영득의 의사, 즉 남의 돈을 자기 것처럼 가지려는 고의성이 핵심이다. 문 씨의 통장에 돈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사실이 이러한 고의성을 부인하는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적인 ‘무혐의’가 곧 사회적 ‘무결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선 행사를 통해 모인 기부금을 즉시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수년간 방치했다는 점, 그리고 ‘액수가 적어 잊었다’는 해명은 공익적 활동에 대한 책임감 부족으로 비쳐질 수 있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딸이라는 공인의 가족으로서 대중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건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을지라도, 대중의 시선 속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유죄’ 혹은 ‘도덕적 비난’은 피할 수 없다는 사회적 간극을 여실히 보여준다. 법적 판단과 별개로, 공인의 가족이 자선 활동을 할 때는 더욱 철저한 관리와 투명성이 요구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투명성 제고와 신뢰 회복의 과제

문다혜 씨의 횡령 의혹 사건은 비록 법적으로는 종결되었으나, 우리 사회에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첫째, 소규모 자선 행사의 투명성 문제이다. 개인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개최하는 소규모 자선 행사는 제도적 감시가 미흡할 수 있다. 이러한 틈을 이용한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둘째, 공인 가족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이다. 공적인 지위에 있는 인사의 가족들은 사적인 영역에서도 대중의 관심과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받는다. 이는 때로는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문 씨의 ‘잊었다’는 진술은 비록 법적 혐의는 벗게 해주었지만, 공인 가족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혐의 유무를 넘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 자선 행사의 투명성, 그리고 공인 가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법적 무혐의가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며, 신뢰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자선 전시회 모금액 횡령 의혹으로 고발되었으나, 경찰은 모금액이 사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통장에 남아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혐의 없음으로 판단했다. 문 씨는 ‘액수가 적어 기부하지 않고 잊었다’고 진술했으며, 이는 법적으로는 무혐의 결론에 이르렀지만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이번 사건은 공인 가족의 자선 활동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와 법적 판단의 간극을 보여주며, 소규모 자선 행사의 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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