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의 유혹, 금융 시장에서는 엄연한 불법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 팀처럼 미래를 미리 알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시겠는가. 아마 많은 이들이 급등할 주식 종목이나 로또 번호를 미리 알아 큰돈을 벌겠다는 상상을 할 것이다. 이러한 달콤한 상상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냉혹한 현실의 금융 시장에서 이처럼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미리 알고 거래하는 행위는 단순히 흥미로운 '시간 여행' 상상을 넘어선, 엄연한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이는 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 기업의 임원이 인수합병 발표 직전 자신의 회사 주식을 사들여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가 적발되어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비단 드문 일이 아니다. 또한, 일부 투자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특정 종목을 사전에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에 가담했다가 부당하게 번 돈을 환수당한 일도 흔히 발생한다. 정부는 이러한 내부자 거래, 주가 조작 등 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 지난 7월 범정부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켰는데, 이는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금융 시장은 본래 모든 참여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정보를 얻고 공정하게 경쟁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경제 질서이다.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공정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은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한 신뢰의 핵심이며, 이 신뢰가 무너지면 시장은 더 이상 건강하게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불법적인 '시간 여행'은 개인의 탐욕을 채울 뿐만 아니라, 결국 시장 전체의 파이를 줄이고 모든 참여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불공정한 이익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끝내 패가망신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장의 '위험 인물': 미래를 아는 자와 미래를 만드는 자
금융 시장의 신뢰를 위협하는 '위험 인물'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미래를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상장사 경영진, 재무·법무 담당자, 외부 회계감사인, 심지어 금융감독기관이나 정책 부처 공무원,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업무 특성상 '미래를 이미 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가진 정보는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따라서 법은 이들의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며, 이들이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시장의 신뢰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이들이 정보를 지키는 것이 곧 시장 전체의 건전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는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정보의 수혜자가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만으로도 시장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을 지칭한다. 대형 기관투자가, 펀드매니저, 인기 애널리스트, 경제방송 진행자, 그리고 최근에는 막강한 파급력을 지닌 투자 인플루언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의 발언은 때로는 '자성적 예언'처럼 작용하여, 처음에는 근거가 없거나 불확실했던 믿음이나 예측이 실제로 현실이 되도록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미래를 만들 때' 발생한다. 특히 주가를 조작하는 행위는 이 부류의 가장 극단적인 예에 해당한다. 거래량과 가격, 투자 심리를 인위적으로 흔들어 기업 가치와는 전혀 무관하게 왜곡된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시장을 살리는 긍정적인 '미래 만들기'와 시장을 파괴하는 불법적인 '미래 만들기'는 결코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버블의 역사: 탐욕과 정보 불균형의 그림자
금융 시장의 불공정 거래는 단순히 현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류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탐욕과 정보 불균형이 만들어낸 '버블'을 경험해 왔다. 그 시작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피어난 '튤립 버블'이었다. 당시 튤립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부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희귀한 사치품이었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기 수요까지 겹치자 튤립 알뿌리 하나의 가격이 암스테르담의 집 6채 가격에 맞먹을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 비정상적인 거품은 불과 3개월 만에 99% 폭락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패가망신으로 이끌었다. 이는 인류 최초의 거대 금융 버블이자, 실체 없는 것에 매겨진 가격은 언젠가 반드시 사라지게 마련이라는 준엄한 경고였다.
이후에도 주가조작은 더욱 교묘하고 조직적인 형태로 반복되었다.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왕실이 주도한 주가조작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가치 이상으로 발행된 주식은 불과 몇 년 만에 휴짓조각이 되어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심지어 위대한 과학자 뉴턴조차 이 피해를 피하지 못했고, 당시 왕실 음악원장이던 헨델은 오히려 이 혼란 속에서 큰 부를 쌓았다고 한다. 1880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파나마 운하 수주권 관련 주가조작 사건은 한 유대인 프랑스 장교의 억울한 유배로 이어져 훗날 이스라엘 건국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고 하니, 주가조작이 예상치 못한 역사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역사는 주가조작으로 인한 버블이 끊임없이 반복돼 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대에도 정보 불균형은 여전하며,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의 탐욕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고, 실체 없는 것에 대박을 좇기보다 가치를 알아보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평범한 투자자가 추구해야 할 정정당당한 수익의 원칙
그렇다면 평범한 투자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해야 정정당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장의 신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 정보에 기반한 거래이다. 기업 공시 자료, 신뢰할 수 있는 뉴스 기사, 전문적인 산업 보고서처럼 일반 대중에게 열려 있는 자료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석하여 얻은 정보는 가장 공정한 정보다. 같은 정보라도 누가 얼마나 더 깊이 분석하고 통찰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돌을 보석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얻은 수익은 그 어떤 것보다 떳떳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속임수나 강제가 없는 거래이다. 이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원칙이다. 만약 문제가 있는 중고물품을 속이고 비싸게 팔았다면 그 이익은 부당한 것이지만, 모든 단점을 투명하게 알린 뒤 거래하여 얻은 이익은 정당하다. 금융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하거나, 강압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을 압박하여 얻은 이익은 결코 정당한 수익이라 할 수 없다. 셋째는 시장 기능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거래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팔고 싶을 때 매수해주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 또는 과도하게 오른 가격을 정상화시키려는 합리적인 매도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건강한 가격 형성에 일조하는 행위이다. 물론, 홍수나 산불 같은 재난 발생 지역에서 일부 생필품 가격이 치솟을 때, 이는 공급을 늘리라는 시장의 신호이지, 물건 값을 예상하고 한꺼번에 사재기하여 폭리를 취하는 '매점매석'을 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이처럼 시장의 기능을 왜곡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행위에 속한다.
불확실성을 견디는 자에게 주어지는 진정한 보상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정정당당한 수익의 기준은 바로 '불확실성을 견디고 얻은 보상'이다. 금융 투자는 결코 공짜로 얻는 소득이 아니다. 우리는 내일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상태에서 현재의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감내하며 긴 시간을 견딘다. 그리고 그 인내의 대가로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모두가 불안에 떨며 투자를 망설였다. 하지만 그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가 경제의 회복을 믿고 채권을 사들인 소수의 투자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돈을 빌려준 기간 동안 자신의 자금을 활용할 수 없는 기회비용을 감수했고, 엄청난 불안감을 견뎌야 했다. 그 결과, 경제가 회복되면서 이들은 상상 이상의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얻은 수익은 단순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감내한 용기와 인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 투자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정보의 우위나 기교를 통한 단기적인 시세차익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향해 과감히 발을 내딛고, 그 불확실한 여정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비로소 빛을 발한다. 우리가 내일의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고, 감내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용기 있게 받아들이며 시간을 견뎌 수익을 얻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금융 투자의 본질이며, 가장 떳떳하고 가치 있는 소득을 만들어내는 근원이다. 우리는 모두가 이러한 정정당당한 수익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열매를 함께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주가조작과 같은 불법적인 행위는 결국 시장 전체를 병들게 하며, 그 끝은 늘 '패가망신'이라는 준엄한 경고를 우리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주가조작과 내부자 거래는 역사 속 버블처럼 반복되는 금융 범죄이다. 미래를 아는 자와 만드는 자의 불법 행위는 철저히 단속되며, 진정한 투자는 불확실성을 견디는 과정에서 얻는 보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만이 모두에게 이로운 성장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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