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횡단 골프: 트럼프식 '대중 외교'의 서막
전직 미국 대통령이 대서양을 건너 무려 4일간이나 골프를 즐겼다는 소식은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사치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휴가가 아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어셔에 위치한 자신의 새로운 골프 코스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를 찾았습니다. 그는 스코틀랜드를 '사랑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의 어머니가 그곳 출신임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가 이동 수단으로 ‘에어 포스 원’을 이용했다는 사실입니다.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본래 공식적인 목적에 사용되어야 할 이 비행기가 개인 사업을 위한 해외 방문에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서였을까요, 방문 셋째 날 돌연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타나 무역 협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그림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마치 개인적인 골프 여행이 갑자기 공식 외교 일정으로 둔갑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골프를 치는 방식 또한 그의 특유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운동'으로서의 골프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덩치 큰 전동 카트가 무려 15대 이상 동원되어 손님, 언론인, 비밀경호원, 현지 경찰 등을 실어 날랐고, 그는 그저 카트에서 내려 공을 치고 다시 카트에 오르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걷기 좋은 운동을 망쳐놨다'는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무색할 지경이죠.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행보에는 그만의 독특한 '트럼프식'이 묻어납니다. 평범한 대중의 시선과는 다른, 자신만의 규칙과 기준으로 세상을 움직이려 하는 그의 모습은 이번 스코틀랜드 방문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과연 그의 행보가 단순한 개인 사업 확장일지, 아니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일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등장만으로도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이슈가 생산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화 중재자’의 꿈: 현실과 이상의 괴리
골프 코트에서 벌어진 일련의 해프닝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화 중재자'로서의 행보입니다. 이번 스코틀랜드 방문 중에도 그는 하마스와 푸틴 대통령에게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명령'을 내렸고, 불이행 시 '끔찍한 위협'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예상했듯이, 이러한 일방적인 명령은 시작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일 리 만무하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드론의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마스는 휴전에 '열려있다'고는 했지만, 이는 트럼프의 조건과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동시에 인질 중 한 명의 영상까지 공개했는데, 영상 속 인질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결국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중재 시도가 오히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그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사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는 자신이 이미 그럴 자격이 충분하며, 자신에 대한 편견 때문에 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노련한 협상가들이 각 진영의 물러설 지점을 파악하고, 공통의 기반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도록 설득하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합니다. 원격지에서 일방적인 요구를 하는 방식으로는 현실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진정으로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매일 발생하는 살육을 멈출 수 있다면, 그 누구도 그에게 노벨상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정말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방식은 '평화 중재'보다는 '영웅 심리'에 가깝게 비치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린 위에서 커지는 발자취: 스코틀랜드 골프 사업의 야망
정치적인 논란과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에서 자신의 골프 사업 입지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DP 월드 투어의 넥소 챔피언십이 애버딘 근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그의 스코틀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주요 골프 토너먼트 중 두 번째입니다. 며칠 전에는 세인트수어 PGA 시니어스 챔피언십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 대회가 원래는 스코틀랜드 챔피언십으로 불릴 예정이었으나, '넥소'라는 디지털 자산 플랫폼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넥소 측은 골프가 '고급스럽고, 글로벌하며, 원칙적인' 자신들의 브랜드와 잘 맞는다고 밝혔는데, 이 설명이 왠지 모르게 트럼프 자신을 묘사하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방문을 둘러싸고 수많은 반대 시위와 플래카드, 거친 비난이 쏟아졌지만, 정작 골프 이벤트 자체는 전혀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일부에서는 R&A(영국왕립골프협회)에 트럼프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디 오픈'을 개최하지 말아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하여 5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정부가 넥소 챔피언십에 24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는 단순히 골프 대회의 유치를 넘어, 트럼프가 영국 본토 챔피언십 비즈니스에서 서서히 발판을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디언지의 에완 머레이 기자는 몇 년 안에 턴베리에서 스코틀랜드 오픈이 열려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가 발메디에 두 번째 코스 개장식에서 리본을 자를 때 유럽 투어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가이 키닝스가 참석했던 사실도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인 '디 오픈' 유치를 위한 물밑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게 합니다.
염원하는 ‘디 오픈’: 좌절과 지속되는 도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토록 열망하는 골프 대회는 바로 '디 오픈 챔피언십'입니다. 스코틀랜드 턴베리 코스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그의 오랜 염원이죠. 하지만 이 꿈은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턴베리에서의 '디 오픈' 개최를 위한 수많은 '대화'와 '타당성 조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현역에서 활동하는 한 이 대회가 리틀힐 공공 골프장에서 열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냉소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는 미국 본토에서도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2022년 그의 베드민스터 코스에서 PGA 챔피언십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사당 난입 사태를 선동한 이후 PGA 오브 아메리카로부터 개최권을 박탈당한 전례가 있습니다. PGA 챔피언십 개최지는 2032년까지, US 오픈 개최지는 2043년까지 이미 확정된 상태입니다. 반면,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는 2027년까지의 개최지만 발표했을 뿐입니다. 이는 트럼프에게 여전히 '디 오픈'이 메이저 챔피언십을 유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회로 남아있음을 의미합니다. 비록 지금은 '네모 포인트'(가장 외딴 바다 한가운데 지점)만큼이나 멀어 보일지라도 말입니다. 10년 전, 2015년 턴베리에서 열린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당시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헬리콥터를 타고 에일사 코스 상공을 비행하며 화려하게 등장해 대회를 '장악'하려 들었습니다. 그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 점점 더 격렬하고 분열적인 양상을 띠면서 멕시코인에 대한 터무니없는 발언을 쏟아낸 직후였습니다. 멕시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리제트 살라스 선수는 경기 전날 트럼프의 선동적인 발언에 대해 조용히 자신의 소신을 밝혔는데, 정작 경기 후에는 카메라와 마이크에 둘러싸여 '그는 인종차별주의자입니까?'와 같은 질문 세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여성 메이저 챔피언십의 첫날을 그야말로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셈이었죠. 당시 R&A의 최고경영자였던 피터 도슨은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 나온 말이 디 오픈 개최지를 좌우한다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 발언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 잘 맞지 않는 예언이 되어버렸습니다. 2025년 현재, 트럼프의 가장 큰 바람은 여전히 '디 오픈 챔피언십' 유치입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넥소 챔피언십으로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DP 월드 투어라는 사다리에 중요한 한 발을 내디딘 것이며, 그는 앞으로 몇 개의 사다리를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골프 코트와 정치 무대: 트럼프 현상의 복합적 이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과 그가 벌인 일련의 행보들을 종합해 보면, 이는 단순한 '옛 대통령의 휴가'나 '사업가의 이벤트'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의 골프 코스 확장은 단순히 부동산 투자를 넘어,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 경력을 이어가려는 그의 야망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어 포스 원' 논란 속에서도 무역 협상이라는 명분을 급하게 내세웠던 모습이나, 중동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그의 일방적인 '평화 중재' 시도는 그가 노벨 평화상이라는 타이틀을 얼마나 갈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물론, 이러한 '쇼맨십'이 실제적인 외교적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는 항상 자신을 '문제 해결사' 또는 '거래의 달인'으로 포장하려 합니다. 한편, 스코틀랜드에서 DP 월드 투어 대회를 연달아 유치하는 그의 수완은 비난 여론과 반대 서명에도 불구하고 사업적 목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그의 끈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R&A가 '정치적 이유'로 턴베리에서 '디 오픈' 개최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다른 주요 대회를 유치하며 '골프계의 핵심 인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언젠가는 '디 오픈'이라는 최종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의 행보를 보면, 때로는 터무니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과도한 자기애로 비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가진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끊임없이 대중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기묘한 매력이 존재합니다. 그는 골프 코트를 단순히 스포츠의 장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사업적 야망을 실현하는 또 하나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의 '골프 외교'는 바로 이러한 '트럼프 현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요. 그의 독특한 행보가 앞으로 국제 정세와 골프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우리는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의 행보가 결코 평범하거나 예측 가능한 궤적을 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에서 자신의 골프장을 개장하며 '에어 포스 원' 논란을 빚고, 노벨 평화상을 꿈꾸며 중동 및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를 시도했으나 현실과 괴리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동시에 그는 DP 월드 투어 대회 유치로 스코틀랜드 내 골프 사업 입지를 강화하며 '디 오픈' 개최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모든 행보는 트럼프 특유의 사업 수완과 정치적 야망이 혼재된 '트럼프 현상'의 복합적인 단면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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