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심장부, 시청에 드리운 먹구름은 다름 아닌 브랜든 존슨 시장의 저조한 지지율에서 비롯된 것이다. 취임 2년, 임기의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그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단 26%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시카고 대학 맨수에토 도시 혁신 연구소(Mansueto Institute for Urban Innovation)와 NORC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은 시장의 현 주소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물론, 이전 한 자릿수 지지율보다는 개선된 수치라고는 하나, 재선을 노리는 현직 시장에게 50% 미만의 지지율은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성적표이다. 과거 40%대 지지율에도 재선을 포기했던 람 이매뉴얼 전 시장, 그리고 20%대 지지율로 재선에 실패한 로리 라이트풋 전 시장의 사례를 상기하면 존슨 시장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위험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도시의 수장으로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며, 지금부터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시카고의 미래와 그의 정치적 운명이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단순히 숫자를 넘어선, 시카고 시민들의 복합적인 불만과 기대가 교차하는 민심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모든 계층에서 외면받는 시장의 지지율: 세대, 소득, 인종을 넘어선 불만

존슨 시장에 대한 불만은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시카고 전역, 그리고 모든 인구 통계학적 그룹에서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20%로 가장 낮았으며, 심지어 그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38%의 지지율과 42%의 비지지율을 기록하며 '지지층 이탈'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드러냈다. 시카고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두 번째 규모의 인종 그룹인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28%의 지지율을 보였고, 아시아-태평양계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무려 69%의 비지지율을 기록하며 가장 큰 반감을 사고 있다. 연령별 분석 역시 경고등을 울린다.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 유권자들 중에서는 단 22%만이 시장의 직무 수행을 지지했으며,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60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불과 19%의 지지율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저소득층(연 3만 달러 미만)의 53%가, 고소득층(연 10만 달러 이상)의 67%가 시장의 업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특정 공약이나 정책으로 모든 시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약과 현실의 간극: 교육 개혁과 경제 정책의 그림자

시장의 저조한 지지율은 비단 인구 통계학적 요인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의 공약과 실제 정책 추진 사이의 간극에서 시민들의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존슨 시장은 취임 당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부유층 과세 등을 통한 '부자들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하게 하겠다'는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연 3만 달러 미만의 소득을 버는 시민들의 53%가 그의 업무 수행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핵심 정책이 실제 서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전직 교사이자 교원 노조 조직가였던 그의 이력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교육청(CPS) 관련 문제 해결에 미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많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두 명의 최고경영자(CEO)와 거의 두 번의 학군 이사회 교체를 겪었음에도 교육 문제가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지적은 그의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정치 분석가들은 존슨 시장이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잘못 판단했고, 공약 이행에 대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한다.

"치안 성공" 외치는 시청, 시민들의 공감은 어디에: 메시지와 현실의 괴리

시청은 살인, 총격, 강도 등 주요 범죄의 '역사적 감소'를 내세우며 시장의 공공 안전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존슨 시장의 선임 고문인 제이슨 리는 "시카고가 더욱 안전해지고 있으며,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시장의 취임 초기 '역대급 이민자 위기'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겪으며 청사진 없이 고군분투했음을 언급하며, 이제 그 위기는 극복되었고 시장의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항변한다. 통계적인 수치만 놓고 본다면, 시카고의 살인율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분명한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치안 개선이 시민들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시장의 '숫자'에 공감하기보다, 전반적인 시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베테랑 정치 전략가는 시장의 초기 대응이 유권자들에게 "직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으며, 이러한 첫인상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2027년 재선 향한 험난한 여정: "엔진 경고등" 켜진 존슨 시장의 과제

"엔진 경고등이 켜졌다"는 정치 분석가의 비유처럼, 브랜든 존슨 시장은 재선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있다. 지금의 저조한 지지율은 단순히 한때의 불만을 넘어, 시민들의 깊은 불신과 실망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약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비단 통계적인 수치를 넘어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산 문제와 같은 '어려운 일'들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베테랑 정치 전략가 델마리 콥은 시장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정의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며, 마치 공식적인 선거 운동 기간처럼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자신을 재정의하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연 존슨 시장이 이러한 경고를 깊이 새기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며 재선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을 수 있을지 시카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위기는 그에게 더욱 단단한 리더십으로 거듭날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시카고 브랜든 존슨 시장이 재임 2년 만에 26%라는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다. 살인율 하락 등 치안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령, 소득, 인종 등 전방위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며 시민들의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대중의 기대를 오판하고 초기 대응에 실패했음을 지적하며, 남은 임기 동안 특단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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