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가로지른 27년의 여정, 그리고 논란의 시작
뉴욕의 상징적인 패션과 사랑, 우정 이야기를 스크린에 수놓으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후속작 '앤 저스트 라이크 댓(And Just Like That…)'이 지난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98년부터 시작된 캐리 브래드쇼와 그녀의 친구들 이야기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한 시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프리퀄 '더 캐리 다이어리(The Carrie Diaries)'와 두 편의 영화까지 포함하여 27년간 이어진 이 거대한 '섹스 앤 더 시티' 유니버스는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의 종영으로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후속작은 방영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시즌 1의 충격적인 빅의 갑작스러운 죽음부터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들의 어색한 어울림, 그리고 때때로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 전개까지, 시청자들은 애증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으로 이 시리즈를 지켜보았다. 쇼러너 마이클 패트릭 킹은 이 쇼를 '인기 시리즈'라 칭했지만, 시청률 감소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헤이트 워치(Hate Watch)'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며 이 이상하고도 매력적인 뉴욕의 이야기를 놓지 못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반응 속에서도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은 끊임없이 사회적 대화를 촉발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치 캐리 브래드쇼의 과감한 패션처럼, 이 쇼는 논쟁적이고 예측 불가능했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과연 이 시리즈는 어떤 유산을 남기며 우리 곁을 떠났을까. 그리고 캐리 브래드쇼를 비롯한 뉴욕 여성들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을까. 이제 우리는 뉴욕의 여성들이 걸어온 27년간의 다채로운 여정을 되짚어보며, 이 작품이 가진 의미와 여운을 탐구해야 한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이 시리즈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진화하는 캐리 브래드쇼: 성장과 자기 발견의 기록
캐리 브래드쇼를 1998년부터 연기해 온 사라 제시카 파커는 종영을 앞두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녀는 캐리라는 캐릭터에 대해 '울보가 아니며 감성적이지만 나약하거나 감상적인 사람은 아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번 시리즈에서 캐리는 배우자 빅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으며 깊은 슬픔을 경험했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고귀함과 강인한 자립심을 얻게 된다. 파커는 '캐리가 더 현명해지고, 과거에는 불편하게 여겼던 질문들에 대해 훨씬 편안해졌다'고 평가한다.
물론, 캐리 브래드쇼의 삶에 항상 현명한 선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세월 동안 캐리가 내린 최악의 결정은 아마도 유부남과의 불륜이었을 것이며, 재정적으로 무책임했던 모습도 종종 보였다. 남성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과했다는 지적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파커는 그 모든 선택과 실수들이 캐리를 '사랑하고 보살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그녀는 '수없이 많은 순간에 필요한 친구가 되어 주었으며, 소중한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작가로서의 캐리, 즉 자신의 경력에 대한 헌신은 종종 간과되지만, 이는 캐리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였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캐리는 여전히 튤 스커트와 하이힐을 신고 독립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파커는 이를 '문장의 마침표'와 같다고 표현하며, 캐리에게 편안함이 최우선이 되는 세상은 그녀 자신을 온전히 알아볼 수 없는 세상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발이 아파도 하이힐을 벗지 않는 캐리의 고집은, 그녀의 삶과 스타일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에이든과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 이는 캐리가 결국 홀로 서는 것을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캐리는 과거의 그림자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꾸려나가는 인물로 성장했다. 파커의 이러한 깊이 있는 통찰은 캐리 브래드쇼라는 캐릭터가 단순한 패션 아이콘을 넘어, 복잡한 현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현대 여성의 표상임을 시사한다. 그녀는 나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정적이고 호기심 많으며,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섹스 앤 더 시티'가 보여주고자 했던 진정한 여성의 모습일 것이다.
논란과 변화 속에서: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의 애증 어린 발자취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은 방영 내내 논란과 비판에 시달렸다.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새로운 캐릭터들의 역할이 모호했다는 점이다. 마이클 패트릭 킹은 유색인종 여성 캐릭터 넷을 주요 인물로 소개했지만, 초기에는 이들이 기존 캐릭터들의 '액세서리'처럼 느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비록 시즌 3에 와서 니아와 체가 하차하며 일부 캐릭터의 이야기가 보강되기는 했으나, 초반의 어색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라 제시카 파커는 새로운 배우들과의 작업이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에너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쇼의 전반적인 분위기 또한 오락가락했다. 시즌 1은 빅의 죽음으로 인해 거의 '슬픔 코미디(grief-com)'에 가까웠다면, 이후 시즌들은 좀 더 가볍고 활기찬 분위기를 추구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이 변화가 '캐리의 삶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모른 척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시즌 2는 의도적으로 '수플레처럼' 더 경쾌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년 여성들의 삶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샬롯의 마지막 주요 스토리가 복도 리모델링이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전개와 설정들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시리즈는 심지어 '헤이트 워치'의 전형으로 불리기도 했다. '내가 싫어하는 쇼가 끝나다니!'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은 이 쇼에 대한 대중의 복합적인 감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난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일종의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파커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녀는 쇼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시청자들과 매우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논란과 비판 자체가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의 가장 큰 성공 요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회자되며 대중의 관심 속에 머물렀던 것이다. 캐리의 파격적인 의상처럼, 이 쇼는 예측 불가능하고 때로는 당혹스러웠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뉴욕 우정의 변주: 오래된 유대와 새로운 연결의 미학
결국 '섹스 앤 더 시티'와 '앤 저스트 라이크 댓' 프랜차이즈의 핵심은 바로 뉴욕 여성들의 굳건한 우정이었다. 캐리, 미란다, 샬롯 세 친구의 굳건한 유대감은 27년간의 이야기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둥이었고, 이들의 관계는 많은 이들에게 삶의 등대와 같았다. 사라 제시카 파커는 '미란다, 사만다, 샬롯보다 더 좋은 친구들은 없을 것'이라며 그들의 우정을 극찬했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서로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히면서도 결국은 서로를 지지하는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앤 저스트 라이크 댓'에서는 시마 파텔과 리사 토드 웩슬리와 같은 새로운 인물들이 친구 그룹에 합류하며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초기에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쇼러너 마이클 패트릭 킹은 이들을 '관객들이 알고 돌볼 수 있도록 레이저처럼 세심하게 구축했다'고 사라 제시카 파커는 말한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이들의 이야기는 점차 자리를 잡고 깊이를 더해갔다. 리사의 캐릭터는 특히 '사만다의 대용품'이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쇼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서로에게 기대고 지지하며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시청자들이 이 시리즈에 열광하고, 때로는 '헤이트 워치'를 자처하면서까지 끝까지 지켜본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가 변하고 여성들의 삶의 방식이 달라져도, 친구들과의 유대감은 여전히 강력한 위로와 동반자가 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비록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은 '섹스 앤 더 시티'의 유산을 확장하고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중년에 접어든 여성들의 성과 사랑, 우정과 커리어를 솔직하게 다루며,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으려 노력했다. 쇼는 때때로 난해하고 혼란스러웠지만, 뉴욕이라는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주었다. 캐리의 마지막 소설 제목처럼, 주인공이 '혼자가 아니지만, 스스로 서 있다'는 메시지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의식이었다. 이것이 바로 '섹스 앤 더 시티' 유니버스가 27년간 쌓아온 가치이자,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유산일 것이다.
마지막 챕터, 끝나지 않을 이야기: '섹스 앤 더 시티'의 영원한 잔향
마이클 패트릭 킹과 사라 제시카 파커는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의 종영이 '이야기가 거기서 끝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쉬운 방식'으로 쇼를 계속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착취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한다. 이는 작품의 완결성과 캐릭터의 존엄성을 존중하려는 제작진의 분명한 의지로 해석된다. 캐리가 홀로 서는 것을 선택하며 마무리된 결말에 대해 파커는 '절대적으로 좋다'고 평가한다.
그녀는 만약 15년 뒤에 캐리를 다시 만난다면, 그녀의 삶이 '친구들과의 관계, 문화, 여행, 그리고 친구들의 자녀들이 그녀의 삶에 들어와 있는 모습'으로 아주 풍요로울 것이라 상상한다. 여전히 엉뚱하고 매력적인 의상을 즐겨 입는 캐리의 모습까지도 말이다. 심지어 디른들(Dirndl) 의상도 백 퍼센트 계속 입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캐리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삶의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준다.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은 완벽한 피날레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일부 시청자들은 샬롯과 미란다가 핵심 트리오로서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 장면이 없었던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기대하지 않았다'는 말이 이 쇼를 보는 많은 이들의 시작이었듯이, 그 예측 불가능함은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결국, 이 쇼는 '뉴욕의 외로운 소년'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었듯,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반항심, 그리고 어쩌면 '헤이트 워치'라는 독특한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이 쇼는 끔찍하다. 하지만 볼 것이다'라는 어느 틱톡 댓글처럼, 애증의 감정 속에서도 이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비록 '섹스 앤 더 시티' 유니버스의 공식적인 이야기는 끝났지만, 캐리, 미란다, 샬롯 그리고 그들과 함께 뉴욕을 누볐던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쉰다. 이들은 단순한 드라마 캐릭터를 넘어, 우리의 삶과 함께 나이 들고 진화하는 존재들이었다. 이별은 언제나 아쉽지만, 그들이 남긴 유산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진정한 뉴욕의 이야기는 스크린 밖에서 영원히 계속될지도 모른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섹스 앤 더 시티'의 후속작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이 27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다. 캐리 브래드쇼의 진화와 함께 쇼는 호불호 갈리는 반응 속에서도 끊임없이 화두를 던졌다. 논란과 성장을 거듭하며 뉴욕 여성들의 삶을 대변했던 이 시리즈는 깊은 우정과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유의미한 유산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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