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습니다. 연극계의 독보적인 존재, 극작가이자 연출가 케라리노 샌드로비치(이하 KERA)와 그의 오랜 동지인 배우 오쿠라 코지, 그리고 베테랑 배우 야마니시 아츠시가 인기 토크쇼 '보쿠라노 시대'에 나란히 출연한다는 소식이죠. 이들은 나일론100℃ 극단에서 깊은 인연을 맺어온 동료이자 예술적 파트너로서, 무대와 영상 작업을 넘나들며 쌓아온 경험과 애환, 그리고 은밀한 취미 생활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단순히 세 명의 유명인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을 넘어, 이들이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작품, 바로 연극 '마지막 돈키호테 THE LAST REMAKE of Don Quixote'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한껏 자극하는 자리였습니다. 오는 9월부터 가나가와, 도야마, 후쿠오카, 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막을 올릴 이 연극은 세르반테스의 고전 '돈키호테'를 KERA 특유의 광기와 환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이들이 펼쳐 보일 '마지막 돈키호테'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이들이 전하는 무대 예술의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돈키호테'를 향한 KERA의 남다른 시선

KERA가 수많은 고전 중 하필 '돈키호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쎄요, 그는 원작 그 자체에 대한 끌림보다는 오손 웰스, 테리 길리엄, 그리고 일본의 극작가 베츠야쿠 미노루 등 자신이 존경하는 예술가들이 왜 이토록 '돈키호테'에 매료되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먼저였다고 고백합니다. 아마도 현실과 소설 속 세계를 혼동하며 자신을 기사라고 믿어버리는 한 남자의 '순수하고 단순한 설정'이 수많은 창작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겁니다. KERA는 돈키호테의 이러한 무자각적이고 낙천적인 모습이 동시에 가련함과 해학을 품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자신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라 칭하면서도,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들—이를테면 고(故) 미야자와 아키오나 이와마츠 료 같은 이들—이 자기 주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원하는 것만 보며 살아왔던 것처럼, 자신 또한 그런 주관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KERA는 주연을 맡은 오쿠라 코지에 대해 그를 '츳코미(태클 거는 역할)'형 배우로 규정했지만, 이번 '돈키호테'에서는 '보케(어수룩하고 엉뚱한 역할)' 역을 맡김으로써 배우의 새로운 면모를 끌어내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과연 오쿠라 코지의 '보케 돈키호테'는 어떤 예상치 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까요? 이 지점에서 KERA의 연출력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기발한 발상이 엿보입니다.

배우들의 도전과 케미스트리: '맨몸'으로 임하는 무대

오쿠라 코지가 KERA의 '돈키호테' 제안을 "두말할 필요 없이" 수락한 것은 자신에게도 미스터리라고 합니다. 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쉽게 "이거 하고 싶다!"라고 말하지 않는 그가, 이번만큼은 아무런 근거 없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직감에 이끌렸다고 하죠. 특히 그는 다른 작품에서는 "주역은 나에게 무리"라고 생각하는 반면, '돈키호테'라면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이 같은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KERA의 깊은 신뢰와 새로운 '보케'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한편, 이번 작품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사키히 미유는 KERA 작품에 대한 오랜 팬심을 드러내며, 역시 "두말할 필요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KERA는 사키히의 사전 리딩에서 보인 인상 깊은 모습과 독립적인 심성을 높이 평가하며, 함께 연극을 만들어가기 수월한 배우라고 극찬했습니다. KERA의 작품에서 리허설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오쿠라는 KERA의 연습실에는 '맨몸'으로 간다고 말합니다. 대본을 미리 준비하거나 분석해 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KERA는 현장에서 대본을 수정하며 배우들과 즉흥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사키히 또한 '너무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에 솟아나는 감정을 소중히 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러한 KERA의 작업 방식에 대한 경외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하지만 동시에 배우의 즉각적인 반응과 몰입을 중시하는 KERA의 연출 방식은 배우들에게 끊임없는 도전이자 성장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현실을 능가하는 환상, 극장에서의 돈키호테적 사유

KERA는 이번 '마지막 돈키호테'를 통해 '사람들은 왜 환상의 세계에 끌리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그는 전작 '베이질 타운의 여신' 공연이 끝난 후, 객석의 불이 켜졌을 때 관객들이 보였던 '행복에 겨워 싱글벙글 웃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늘 냉소적이던 배우 후루타 아라타마저도 "이런 것도 좋네"라며 미소 지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행복감의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KERA는 이러한 현상을 보며 '많은 사람이 행복을 쫓고 있지만, 그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냉철하게 고찰했다고 합니다. 무대 위 환상의 세계가 현실의 엄격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행위, 그것은 어쩌면 관객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쾌한 SNS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찰나의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환상'이 단순히 현실 도피를 넘어 현실을 능가하는 힘을 가질 수 있음을 탐구하고 싶어 합니다. KERA는 "보통은 현실이 진실이기에 강하지만, 환상의 세계가 현실을 능가할 때, 그것을 가볍지 않게 어떻게 그려낼까"라고 자문합니다. 극장이 마치 '돈키호테의 뇌 속'과 같다고 말하는 그의 비유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광기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독특한 경험을 암시합니다. 이번 작품은 관객들에게 현실과 환상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요구하며, 그 경계에서 새로운 진실을 발견하게 할지도 모릅니다.

미지의 탐험: 케라의 연극 세계는 늘 새로운 여정

KERA의 작업은 늘 예측 불가능합니다. 그는 아직 작품의 전체적인 윤곽조차 뇌리에 완벽하게 잡혀있지 않으며, 처음 20분가량의 대본을 계속해서 고쳐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전 작품 '카프카 제4장편'처럼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다중 구조가 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전체적인 톤은 전혀 다를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의 말처럼 KERA의 연극은 정해진 비전으로 시작하기보다,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과 함께 '모색'하며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유기적인 작업입니다. 오쿠라 코지는 KERA의 작업 방식에 대해 "말 그대로 올라온 대본에 있는 세계를 연기할 뿐"이라며, KERA가 "여기서 이런 이야기 해봤자, 완성되면 전혀 다를 때가 많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사키히 미유 또한 KERA 작품 특유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 즉 등장인물의 대사가 가슴에 꽂히고 음악만 들어도 울컥하는 그 특별한 끌림에 대해 이야기하며, KERA의 창작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KERA는 연습 중 '잡음'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함도 보이지만, 이는 오직 작품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그의 철학적 신념일 것입니다. KERA는 이번 작품이 전작 '베이질 타운의 여신'과는 달리 '취향이 갈릴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해봤는데 전혀 안 됐다"는 결과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의 자신감은 수십 년간 쌓아온 예술적 역량과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마지막 돈키호테'는 KERA와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갈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여정이며, 관객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깊은 사유와 감동을 선사할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극작가 케라리노 샌드로비치, 배우 오쿠라 코지, 야마니시 아츠시가 '보쿠라노 시대'에 출연하며 새 연극 '마지막 돈키호테'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케라는 사람들이 환상에 이끌리는 이유와 현실을 초월하는 환상의 힘을 탐구하며, 배우들과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는 돈키호테의 세계를 그려낼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관객에게 깊은 사유와 독특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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