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대하드라마 베라보~츠타쥬 에이가노 유메바나시~에서 배우 소메타니 쇼타가 열연 중인 키타가와 우타마로의 초기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다소 의아함을 안겨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극 중 우타마로는 츠타야 주자부로(요코하마 류세이)의 조력 아래 그림을 그렸지만, 세간의 평가는 냉혹했습니다. 그를 모방의 우타마로라 부르며 독창성 없는 아류 화가로 치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역사 속 우타마로의 진정한 모습이었을까요? 우리는 종종 천재들의 숨겨진 성장통을 간과하곤 합니다. 에도 시대는 우키요에가 전성기를 구가하며 수많은 화가가 난립하던 경쟁의 시대였습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우타마로는 젊은 시절, 요괴화로 명성을 떨친 토리야마 세키엔 문하에서 그림의 기초를 탄탄히 다진 인물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츠타쥬의 곁을 떠나 세키엔의 암자로 돌아가 재수련을 청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비록 이것이 드라마적 허구라 할지라도, 이 시기가 우타마로에게 예술적 도약을 위한 중요한 준비 기간이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의 화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던 천명(天明) 시대 5년간의 시간은 단순한 침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훗날 그가 미인화의 대가이자 춘화의 신필로 불리게 될 기반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무명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 보였던 그 시절, 우타마로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위대한 예술가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그 숨겨진 여정 속에서 그의 진정한 천재성이 어떻게 피어났는지, 그리고 그의 재수련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츠타쥬와 세키엔, 우타마로 비상의 두 날개

우타마로의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이 바로 츠타야 주자부로와 토리야마 세키엔입니다. 츠타쥬는 우타마로가 처음으로 키타가와라는 성을 사용하게 한 장본인입니다. 이는 단순히 출판업자와 화가의 관계를 넘어선, 형제와 같은 깊은 신뢰와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츠타쥬는 우타마로에게 당시 유행하던 유곽의 축제를 담은 세이로 니와카 온나 게이샤부와 같은 대형 작업을 맡기며, 무명 신인 화가에게 파격적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비록 이 초기 작품들에서는 선배 화가인 카츠카와 슌쇼의 화풍을 모방한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이미 인물의 뒷모습이나 감춰진 일상적인 면모를 포착하려는 우타마로 특유의 개성이 엿보였다는 평이 있습니다. 츠타쥬는 이러한 우타마로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고, 그가 진정한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었습니다. 한편, 스승 세키엔의 영향 또한 지대했습니다. 세키엔은 요괴 그림으로 유명했지만, 단순히 기이한 존재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표현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녔던 화가였습니다. 그의 문하에서 우타마로는 그림의 기본적인 기술뿐 아니라, 무엇보다 관찰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훗날 우타마로의 걸작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표정이나 몸짓, 심지어는 옷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묘사는 바로 세키엔 밑에서 체득한 관찰력이 그 바탕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츠타쥬의 전폭적인 지지와 세키엔의 엄격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르침, 이 두 가지는 우타마로가 모방의 굴레를 벗어나 독창성의 날개를 달고 비상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단순히 기회를 주는 것을 넘어, 예술적 성장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두 인물의 존재는 우타마로 예술의 꽃을 피우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숨겨진 걸작 화본충선, 우타마로 천재성의 증거

츠타쥬가 우타마로에게 5년간 대규모 작품을 맡기지 않았던 시기는 실로 의문스러운 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천명 8년(1788년)에 출간된 우타마로의 작품, 바로 『화본충선(画本虫ゑらみ)』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츠타쥬가 기획하고 우타마로가 그림을 그린 교카본(狂歌本, 풍자 시집) 중 하나로, 우타마로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출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교카 붐에 편승하여 제작된 이 책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었습니다. 무려 30명의 교카 시인들이 곤충을 주제로 시를 짓고, 우타마로가 그에 맞춰 그림을 그렸는데, 그 묘사력은 실로 경이로웠습니다. 잠자리, 메뚜기, 굼벵이, 집게벌레 등 다양한 곤충뿐 아니라 뱀, 도마뱀 같은 파충류, 심지어 개구리와 달팽이까지, 식물과 함께 도감처럼 치밀하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운모, 황동, 백연 등 광물성 안료까지 능숙하게 사용하여 재질감까지 살아있는 섬세한 표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어떻게 이토록 작은 생물들을 정교하고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요? 『화본충선』의 발문(跋文, 책 끝에 적는 글)은 바로 스승 세키엔이 썼는데, 그는 "지금 문인 우타마로가 드러내는 곤충의 생명력을 그리는 것은 마음의 그림이다"라며, 우타마로가 어릴 적부터 "가을 곤충들을 가지고 놀고, 귀뚜라미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관찰하는 등 다른 생각 없이 탐구에 몰두했다"고 회고합니다. 이는 우타마로가 타고난 관찰자였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이며, 춘화나 미인화에 앞서 곤충화에서 그의 비범한 재능이 만개했음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작품인 셈입니다. 이 숨겨진 걸작이야말로 우타마로가 단순히 모방을 넘어선 신의 붓놀림을 갖추게 된 배경을 설명해 줍니다.

곤충의 눈으로 포착한 인간, 춘화 속 살아있는 감정

우타마로의 『화본충선』이 그의 비범한 관찰력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면, 그 관찰력이 어떻게 미인화와 춘화(춘화)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곤충의 날개맥 하나, 더듬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했던 그의 시선은 인간의 감정과 신체의 미묘한 변화를 담아내는 데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춘화에서 우타마로가 보여준 재능은 다른 화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의 춘화는 단순히 남녀의 정사만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사 이전의 설렘, 망설임, 기대감, 그리고 정사 이후의 나른함, 만족감, 혹은 미묘한 아쉬움까지, 인간 본연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인물의 표정, 손짓, 몸짓, 심지어는 흐트러진 의상과 주변 소품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마츠다 아키부미 작가는 그의 저서에서 "정사 전후까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고 평하며 우타마로의 춘화가 가진 깊이를 칭찬했습니다. 이는 우타마로가 단순히 형태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인물의 내면세계와 서사를 읽어내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탁월했음을 의미합니다. 영국박물관에서 열렸던 대춘화전에서 우타마로의 춘화가 극찬을 받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서양의 에로틱 아트가 종종 육체적 쾌락에 집중하는 반면, 우타마로의 춘화는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서사와 감정의 층위가 깊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곤충을 관찰하며 생명의 신비와 움직임의 미학을 깨달았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되어 인간이라는 복잡다단한 생명체의 가장 사적인 순간까지도 깊이 있는 통찰로 그려낼 수 있는 기반이 된 셈입니다. 그의 붓은 단순한 해부학적 정확성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인물의 영혼을 포착하려 애썼고, 바로 그 지점에서 우타마로는 여느 화가와는 차별화된 신필(神筆)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입니다.

시대를 넘어선 신의 붓 우타마로, 그 불멸의 유산

키타가와 우타마로는 모방의 우타마로라는 초기 평가를 넘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로 우뚝 섰습니다. 그의 비상 뒤에는 츠타야 주자부로라는 탁월한 기획자의 전폭적인 지지와, 토리야마 세키엔이라는 통찰력 있는 스승의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특히 세키엔의 문하에서 길러진 탁월한 관찰력은 우타마로 예술의 핵심 기반이었습니다. 이는 『화본충선』과 같은 곤충화에서 극도로 정교하고 생생한 묘사로 발현되었으며, 궁극적으로는 그의 대표작인 미인화와 춘화 속에서 인물의 내면 감정까지 꿰뚫는 신의 붓놀림으로 이어졌습니다. 우타마로의 예술은 단순한 쾌락의 묘사를 넘어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과 감정의 깊이를 탐구했습니다. 그의 그림 속 여성들은 생동감 넘치고, 그들의 표정에는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춘화마저도 외설보다는 예술적 통찰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녹아든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영박물관의 전시에서 그의 작품이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우타마로를 기억하는 것은 단지 그가 춘화를 잘 그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의 붓 끝에서 탄생한 모든 그림에는 대상을 향한 깊이 있는 이해와 애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곤충 한 마리에서 인간의 미세한 감정의 파동까지 포착했던 그의 비범한 시선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우타마로의 유산은 단지 과거의 미술품이 아니라, 관찰이라는 기본적인 행위가 어떻게 통찰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예술이라는 위대한 창조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삶과 예술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으며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한 예술가의 위대한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희대의 우키요에 화가 키타가와 우타마로는 단순한 춘화가 아닌, 깊이 있는 관찰력으로 인간 본연의 감정을 포착한 신필이었다. 드라마 베라보가 조명하듯, 그의 잠재력은 츠타야 주자부로의 조력과 스승 토리야마 세키엔 밑에서의 숨겨진 수련 기간을 통해 만개했다. 특히 화본충선 같은 곤충화에서 드러난 그의 섬세한 묘사력은 이후 미인화와 춘화에서 인물의 내면을 꿰뚫는 통찰로 이어지며 시대를 초월한 걸작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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