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ABEMA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인기 프로그램 랭킹은 콘텐츠 업계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특히 현역 고등학생들의 리얼한 연애와 청춘을 담아낸 연애 리얼리티쇼 ‘오늘, 좋아졌습니다.’(今日、好きになりました。, 이하 ‘오늘 좋아’) 시리즈가 종합 랭킹 1위와 2위를 석권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ABEMA 개국 이래 모든 오리지널 프로그램 중 주간 시청자 수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플랫폼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롱 편’은 시리즈 사상 최고 주간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무려 12개 시리즈를 연달아 방송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고 1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여성 시청자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오늘 좋아’의 성공은 단순한 시청률 숫자를 넘어, 뉴미디어 시대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대 감성을 사로잡은 ‘리얼리티’의 힘

‘오늘 좋아’의 압도적인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첫째는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인 ‘현역 고등학생들의 리얼한 연애’에 있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 때로는 서투르고 솔직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제작진은 출연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하고, 이것이 인위적이지 않은 날것의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10대 시청자들에게는 또래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20대에서 40대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제로 남녀별, 연령별 랭킹에서 모든 연령대 여성 시청자들이 ‘오늘 좋아’ 시리즈를 1위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어린 친구들의 연애’에 그치지 않고, ‘청춘’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복잡한 서사나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출연자들의 순수한 감정선에 집중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함께 웃고 울며 성장통을 겪는 듯한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팬덤의 확장

‘오늘 좋아’의 성공 방정식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리얼 이벤트’의 성공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부터 2년 연속으로 ‘청춘제(青春祭)’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며 뜨거운 반향을 얻었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ABEMA ‘오늘 좋아’ 비즈니스 프로듀서인 오나가 아사야 씨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러나 티켓 판매 개시 약 1시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제작진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고가의 좌석부터 팔려나갔다는 점은 팬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2천 명 이상의 관객이 운집한 현장에서 출연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노란 환호가 터져 나왔다는 사실은, 온라인 콘텐츠가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팬들은 화면 속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며 더욱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시청을 넘어 ‘참여’와 ‘교류’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팬덤 구축 전략이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콘텐츠의 생명력이 비단 시청률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오늘 좋아’가 몸소 증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콘텐츠 생태계의 성공 방정식: 다각화와 상호작용

‘오늘 좋아’의 성공은 ABEMA 전체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ABEMA는 주간 시청자 수가 개국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는 전년 동주 대비 200%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한다. 이러한 성장은 ‘오늘 좋아’ 외에도 ‘사랑의 하이에나 시즌4’, ‘셔플 아일랜드 시즌6’ 등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의 최신작들이 연달아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사랑의 하이에나 시즌4’는 모든 ABEMA 오리지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주간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했고, ‘셔플 아일랜드 시즌6’ 또한 시리즈 사상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는 ABEMA가 특정 장르에만 의존하지 않고, 연애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스포츠(MLB), 애니메이션(‘약사의 혼잣말’), 코미디(‘찬스의 시간’), 프로 마작 리그(M리그) 등 다채로운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균형 있게 제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며 플랫폼 전반의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감성을 정확히 파고드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은 ABEMA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늘, 좋아졌습니다’가 보여주는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

결론적으로 ‘오늘, 좋아졌습니다’ 시리즈의 성공은 현대 미디어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단순히 자극적인 요소로 시청자를 끌어모으기보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통해 감성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온라인 시청을 넘어 오프라인 이벤트로 팬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콘텐츠 경험을 다각화하는 전략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ABEMA가 ‘오늘 좋아’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플랫폼 전체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콘텐츠 다각화와 사용자 맞춤형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국, ‘오늘 좋아’는 한 편의 연애 리얼리티를 넘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콘텐츠 플랫폼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성공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미디어 콘텐츠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시청자와 창작자가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희망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이 써 내려갈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ABEMA의 연애 리얼리티쇼 '오늘, 좋아졌습니다'가 역대 최고 시청 기록을 경신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리얼 이벤트를 통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며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 10대 감성을 파고든 진정성과 다양한 콘텐츠 전략이 어우러져 ABEMA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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