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정상회담 전야, 트럼프의 고뇌
오랜만에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때 푸틴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자랑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측근과 유럽 정상들에게 "푸틴에게 무엇이 변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빠르게 중재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오히려 공격을 강화하는 상황에 대한 깊은 좌절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탐색적인 만남"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직관을 믿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 이면에는, 푸틴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복잡한 심경과 더불어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러시아 지도자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는 것이 분명하다. 6년 만에 마주 앉는 두 정상의 만남은 단순히 오랜만의 해후를 넘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이 회담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일까, 아니면 지난 역사의 반복일까. 그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관점을 동시에 읽어낼 수 있다.
정보당국의 회의론: 변함없는 푸틴의 야심
미국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푸틴이 여전히 전쟁 초기와 동일한 최대주의적인 영토 목표를 고수하고 있으며, 만약 휴전이 이루어진다면 이를 단순히 군사력을 재정비하고 심지어 키이우를 다시 공격할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한 관계자는 "푸틴은 자신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물러설 이유가 없다"고 언급하며, 러시아가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주머니에 넣고' 나중에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며 외국 평화유지군이 진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과거 KGB 요원이었던 푸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오랫동안 '어려운 목표'로 인식되어 왔는데, 그의 지극히 폐쇄적인 측근들과 불분명한 의사결정 과정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미리 파악한 성공 사례도 있지만, 푸틴의 일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정보 보고서에 얼마나 의존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대다수 정보 분석가들은 푸틴이 전쟁 지속이 자신에게 이득이라고 믿는다는 견해를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의 변화와 유럽의 시선: 조작의 가능성
흥미롭게도,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푸틴의 변화를 의심하지만, 유럽 동맹국들은 오히려 트럼프가 변했다고 이야기한다. 재임 초기 푸틴에 대한 다소 순진했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푸틴을 '살인적인 지도자'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사석에서 푸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분노가 역력했다"는 증언도 있다. 그의 주요 러시아 협상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역시 러시아가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가 크렘린에 의해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땅에서 푸틴과 만나는 것 자체가 러시아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비판이다. 한 유럽 관리는 "러시아가 항상 원했던 모든 것을 얻으면 전쟁을 멈추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거래가 아니라 굴복"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럽인들은 트럼프가 독특한 협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그의 정책 변화에 고무되기도 한다. 트럼프는 수요일에 푸틴이 전쟁 종식에 진지하지 않다면 '매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이전의 경제 제재나 관세 위협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경고로 들린다.
팬데믹이 낳은 고립과 푸틴의 강경 노선
푸틴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팬데믹 기간 동안의 극심한 고립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일부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푸틴이 팬데믹으로 인한 장기간의 고립 때문에 점점 더 편집증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모스크바 외곽의 호화로운 관저를 거의 떠나지 않았으며, 공개 석상에는 주로 화상 회의를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대면 회의를 위해서는 2주간의 격리가 필수적이었는데, 이는 그의 사회적 교류의 폭을 현저히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러시아 분석가들은 이로 인해 전쟁에 반대했을 수 있는 실무 관료들보다 강경파들이 푸틴에게 더 많은 접근 기회를 가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2022년 초 여러 정보 기관에 회람된 한 보고서에는 푸틴의 행동이 "매우 우려스럽고 예측 불가능해졌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푸틴이 팬데믹 때만큼 고립된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크렘린에 가장 가까운 국가들조차 그의 속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푸틴 평가가 때로는 미국의 그것보다 훨씬 과감하고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립의 시간이 푸틴의 '승리만이 답이다'라는 확신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승리만이 답인가? 정상회담의 미래와 우크라이나의 운명
전쟁이 4년째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려는 푸틴의 의지는 오히려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를 과거보다 훨씬 더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미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국무부의 러시아 담당 전 국가정보관이었던 안젤라 스텐트는 "이제 그는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자신이 더 이상 집권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가 서방을 보는 방식과 저항하려는 결심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신념은 아마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푸틴의 단호함은 유럽 국가들로 하여금 트럼프가 러시아의 침공에 보상하는 형태의 협상에 말려들 것을 더욱 우려하게 만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에 푸틴이 트럼프를 속이려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푸틴이 "휴전이나 전쟁 종식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위트코프 특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통제권을 휴전과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동맹국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해했다"고 한다. 물론, 트럼프는 푸틴과의 회담에 앞서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는 자신이 협상할 문제가 아니며 젤렌스키의 몫이라는 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영토 교환에 집중하는 것은 여전히 푸틴의 더 큰 목표를 놓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였던 마이클 맥폴은 "푸틴은 초기보다 훨씬 더 이념적이며, 과거 서방이 종종 가정했던 거래 지향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제국주의적 사상에 더 동기 부여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과는 협상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단순한 "느낌 파악"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트럼프와 푸틴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는 푸틴의 변화를 고심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주의적 목표가 변함없다고 분석한다. 푸틴은 팬데믹 고립 등으로 더욱 강경해졌고 전쟁 승리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이번 회담이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러시아의 전략적 승리가 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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