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드러난 진실: 아이다호 살인 사건의 새 국면
2022년 11월, 미국 아이다호주 모스코에서 발생한 대학생 4명 살인 사건은 잔혹성과 미스터리함으로 인해 전국을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이리 곤칼베스(Kaylee Goncalves), 매디슨 모건(Madison Mogen), 자나 커노들(Xana Kernodle), 이든 채핀(Ethan Chapin) 등 젊은이들의 무고한 희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슬픔과 분노, 그리고 풀리지 않는 의문을 남겼다. 이 사건의 중심에 선 용의자 브라이언 코버거(Bryan Kohberger)가 체포된 이후에도, 그가 왜 이토록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동기와 그의 뒤틀린 심리 상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에 의해 공개된 그의 휴대전화 데이터는 충격적인 진실을 드러내며 사건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이른바 '아이다호 살인마'로 불리게 된 코버거의 휴대전화 속에는 겉으로 드러난 범죄의 잔혹성뿐만 아니라, 그의 내면에 숨겨진 극단적인 자기애와 더불어 철저한 사회적 고립, 그리고 더 나아가 기묘한 수준의 모성 집착이라는 섬뜩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이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을 넘어, 한 인간의 뒤틀린 심리가 어떻게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보여주는 단면이 된다. 과연 그의 휴대전화 속에 담긴 디지털 흔적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 잔혹한 사건의 배후에 놓인 인간 심리의 복잡한 미로를 다시 한번, 심도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의 모든 행동이 치밀하게 계산된 듯 보이지만,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허점들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사건의 진실은 드러난 증거와 함께,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선명해질 수 있다. 이 분석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코버거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아메리칸 사이코'를 연상시키는 자기애의 민낯과 고립된 세계
브라이언 코버거의 휴대전화에서는 예상치 못한 내용들이 대거 발견되어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수사에 협조한 포렌식 전문가이자 셀레브라이트(Cellebrite)의 법의학 연구 수석 이사인 헤더 반하트(Heather Barnhart)에 따르면, 코버거는 체포되기 전 대부분의 검색 기록을 지웠지만, 기이하게도 사진만큼은 삭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진첩을 채운 것은 다름 아닌 본인의 상반신 탈의 셀카였다. 거울 앞에서 근육을 과시하는 듯한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는 그의 강한 자기애, 아니 어쩌면 자아도취에 가까운 나르시시즘을 짐작하게 한다. 그의 모습은 마치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먼을 연상시킨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의 휴대전화에서 여성들의 비키니 사진이나 심지어 완전히 나체인 사진이 다수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코버거가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된 캐시 파일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진들은 그가 타인과의 실제적이고 건강한 관계보다는, 온라인에서 습득한 이미지나 환상적인 상상 속에 몰두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바이다. 반하트는 그의 사진 컬렉션을 보고 "마치 '아메리칸 사이코' 같다"고 평가했다. 베이트먼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미지에 극도로 집착하는 염세주의자이자 허무주의자로, 연쇄 살인범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지극히 기이한 인물이다. 코버거의 휴대전화에는 친구나 여타 가족의 사진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그의 극단적인 고립된 삶과 사회성 결여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세계는 오직 자기 자신과 그가 소유한 2016년형 흰색 현대 엘란트라 차량, 그리고 온라인에서 습득한 익명의 이미지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러한 폐쇄적인 내면이 결국 외부로 향한 폭력으로 분출된 것은 아닌지, 많은 전문가들은 깊은 우려와 함께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피묻은 새벽, 어머니에게 건넨 전화: 범행 직후의 기묘한 대화
브라이언 코버거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은 살인 사건 직후 그의 행동 패턴에 대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네 명의 대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인 2022년 11월 13일 오전, 모친 메리앤(Maryann)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한 새벽 4시 직후부터 그의 전화 기록은 시작된다. 첫 통화는 오전 6시 13분경이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4분 뒤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어머니는 왜 응답하지 않나요? 왜 전화를 받지 않나요?"라고 채근하듯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그가 당혹감과 초조함을 느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렵사리 어머니와 연결된 첫 통화는 36분간 이어졌다. 그리고 이날 하루 동안 코버거는 총 세 시간가량 모친과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8시 3분, 9시에도 통화가 이루어졌는데, 특히 그가 오전 9시경 범행 현장인 킹 로드(King Road) 자택으로 다시 돌아가던 시점에도 어머니와 통화 중이었다는 사실은 소름 끼치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대한 범죄 직후,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유일하게 어머니에게만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일반적인 범죄자의 심리와는 다른 독특한 단면을 보여준다. 라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동안에도 그는 매일 수 시간씩 모친과 화상 통화를 하며 비정상적인 유대감을 유지했다고 한다. 한 재소자는 코버거가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어머니를 놀리는 것이냐"며 분노를 표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어머니에게 극도로 의존적이거나, 혹은 어머니를 자신의 불안정한 심리를 지탱하는 유일한 존재로 여겼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그의 어머니인 메리앤은 코버거의 선고 공판에도 유일하게 그의 곁을 지켰으며, 희생자 유가족들의 강력한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버거는 법정을 떠날 때조차 어머니와 여동생 아만다(Amanda)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고 하니, 그들의 관계는 여러모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치밀한 은폐, 그러나 스스로 남긴 '붉은 깃발': 계획범죄의 틈새
코버거는 범행 이후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자신의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에서 검색 기록을 대부분 삭제했으며, 범행 현장인 모스코로 이동하거나 다시 풀먼으로 돌아올 때 휴대전화 전원을 의도적으로 끈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자신의 위치를 숨기려는 치밀한 계산이었을 것이다. 배터리 잔량이 100%인 상태에서 전원이 꺼진 기록은, 그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동선을 감추려 했다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을 '명백한 붉은 깃발(glaring red flag)'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밀한 은폐 시도 자체가 역설적으로 그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살인 사건이 발생한 날 아침, 범행 현장을 다시 방문한 후 자신이 사는 워싱턴 주립대학교 캠퍼스 아파트 욕실에서 엄지를 치켜든 셀카를 찍었다는 사실은 그의 기이하고 섬뜩한 심리 상태를 더욱 부각한다. 이 사진 역시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고 그 자신만을 위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범죄 성공에 대한 일종의 자축을 한 것은 아닌지, 혹은 자신만의 은밀한 만족감을 표출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던진다. 게다가 그의 변호인단이 재판 과정에서 제시한 알리바이는 더욱 허술했다. 코버거가 범행 시간에 '별을 보기 위해 운전했다'는 주장은, 당시 날씨가 흐리고 추웠다는 기상 기록과 휴대전화에 별 사진이 전혀 없다는 포렌식 분석 결과로 인해 신빙성을 잃었다. 포렌식 전문가 반하트는 이 주장에 대해 "만약 별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면 휴대전화 전원이 켜져 있어야 한다"고 냉철하게 지적한다. 이처럼 그는 범행을 계획하고 은폐하려 했으나, 완벽하다고 믿었던 계획 속에 스스로의 허점을 남기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의 범죄가 단순한 우발성을 넘어선 계획적인 성격을 띠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심리적 왜곡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범죄의 흔적을 지우려는 노력이 오히려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폐쇄된 세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범죄 심리의 복잡성
브라이언 코버거의 휴대전화에서 드러난 자기애적 성향과 모친과의 기묘할 정도로 강한 유대 관계는 그의 폐쇄적이고 극도로 고립된 세계관을 명확히 보여준다. 피해자들의 사진은 물론, 친구나 여타 가족 구성원들과 관련된 사진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그가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채 오직 자신만의 내면에 갇혀 있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심리적 배경은 그가 왜 이토록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과연 그의 뒤틀린 자기애와 심각한 사회성 결여는 어떻게 끔찍한 살인으로 이어진 것일까. 어린 시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던 그의 과거가 현재의 범죄와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모친과의 지나친 유대감은 그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것이 범죄 행위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었을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코버거는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면한 채 네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아이다호 주 최고 보안 교도소에서 독방에 수감되어 있다. 그는 수감자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 모든 물리적, 심리적 고통 속에서도 그의 내면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우리는 그의 사례를 통해 범죄 심리의 복잡성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다시 한번 성찰하게 된다. 어쩌면 사회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어떤 징후들이 그의 내면에서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자라나 결국 폭발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이야기는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범죄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뼈아픈 교훈이 된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인간 심리의 심연을 탐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결국, 코버거의 범죄는 단순한 살인을 넘어, 현대 사회가 마주한 복잡한 심리적 문제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아이다호 대학생 4명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브라이언 코버거의 휴대전화에서 충격적인 사생활이 드러나고 있다. 그의 극단적인 자기애와 더불어 범행 직후 모친과의 수많은 통화 기록은 사건의 미스터리를 더한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은 그의 치밀한 은폐 시도에도 불구하고 남겨진 흔적들이 그의 기이한 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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