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는 단연 시카고 컵스의 신인 투수 케이드 호튼이다. 지난 8월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비록 아쉽게 무실점 행진은 마감했지만, 5.2이닝 동안 단 1피안타 1실점(비자책)이라는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컵스의 4-1 승리로 마무리되었으며, 호튼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탈삼진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였다. 그의 무실점 기록은 무려 28.1이닝에서 멈췄는데, 이는 2025시즌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다. 이 경이로운 기록은 지난 7월 9일 미네소타전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졌으며, 특히 후반기 5번의 등판에서 0.32라는 믿기 힘든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그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모하였다. 마이클 부시와 맷 쇼의 홈런포가 터지며 타선 또한 호튼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다. 호튼은 이제 단순히 주목받는 유망주를 넘어, 컵스 마운드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그의 등장으로 컵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인 밀워키 브루어스를 추격하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팬들은 호튼이 선사하는 짜릿한 승리와 그의 성장에 열광하고 있다. 과연 이 젊은 투수는 올 시즌 컵스의 가을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괴짜’ 투구 메커니즘과 치명적인 구종 분석

케이드 호튼의 투구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의 투구 메커니즘은 매우 독특한데, 마치 오래된 나무뿌리처럼 휘어지고 뒤틀린 듯한 모습이다. 그는 사인을 받을 때부터 몸을 비틀고, 팔꿈치를 심하게 구부린 채 팔을 휘두르며, 높은 쓰리쿼터 슬롯에서 공을 던질 때 손목을 꺾는다. 마치 전신을 감았다 푸는 듯한 투구 동작은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렵게 만든다. 6피트 1인치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을 강하게 때려내듯이 던지며 순식간에 공이 타자에게 다가온다. 평균 95.6마일, 최고 98마일에 달하는 그의 포심 패스트볼은 단순히 빠른 것을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포심은 타자 반대편으로 휘어져 나가는 ‘암 사이드 런’ 움직임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호튼의 포심은 리그에서 극히 드물게 ‘글러브 사이드’로 움직이거나 거의 움직임이 없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패스트볼은 이매뉴얼 클라세, 피트 페어뱅크스, 코빈 번스 같은 리그 정상급 투수들의 컷 패스트볼과 궤를 같이하며, 그 자체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이따금 싱커를 섞지만, 결정구는 스위퍼다. 그는 스위퍼를 스트라이크로 던지기도 하지만, 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사용한다. 호튼의 스위퍼는 무려 40.4%의 헛스윙률을 기록하며 리그 최상위권에 랭크된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커브볼과 체인지업이 빛을 발한다. 특히 그의 커브볼은 타이트하고 날카로운 각도로 떨어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또한 80마일 후반대의 스플릿 체인지업은 야구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구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헛스윙률은 전체 구종 중 10위권, 피안타율은 37위권에 드는 이 구종은 호튼의 괴이한 패스트볼과 시너지를 이루며 타자들에게 지옥을 선사한다.

유리몸 논란과 이닝 관리의 딜레마

호튼의 눈부신 활약 뒤에는 그의 부상 이력과 구단 차원의 철저한 이닝 관리가 숨어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두 가지 스포츠를 병행했고, 토미 존 수술로 대학 첫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후에도 어깨 부상으로 2024년 마이너리그 시즌 전체를 쉬는 등 그는 프로 입문 후에도 잔부상에 시달려 왔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컵스는 호튼의 투구 이닝을 매우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16번의 선발 등판 중 단 한 번만 7이닝을 채웠고, 최다 투구수도 94개에 불과하다. 지난 블루제이스전에서도 82개의 공을 던진 뒤 교체되었고, 그 이전 두 경기에서는 각각 67개와 71개의 공만 던졌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유망주라 해도, 특히 호튼처럼 짧은 투구 동작과 격렬한 릴리스를 가진 투수는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여기에 2024년 어깨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단 34.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은 구단으로 하여금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다. 비록 베르두치 효과(Verducci Effect)와 같은 이닝 제한 이론이 더 이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격렬한 운동 후에는 충분한 회복 기간을 주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컵스가 호튼에게 기대하는 이닝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 만큼, 그의 건강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그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혹시 모를 부상에 대비하여 최적의 투구 이닝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반복되는 역사: 대학 무대에서의 재현, 그리고 미완의 대기

흥미롭게도 케이드 호튼의 이러한 활약과 이닝 관리 이슈는 그의 대학 시절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2022년 오클라호마 대학 시절, 그는 정규 시즌에서 7.94라는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평범한 투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빅12 토너먼트 텍사스전에서 5.1이닝 9탈삼진이라는 깜짝 호투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NCAA 토너먼트에서 4번의 뛰어난 선발 등판을 이어갔다. 특히 칼리지 월드 시리즈 결승전에서는 통산 두 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포함, 올레 미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는 무려 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한 달간의 ‘미친’ 활약은 그를 2022년 드래프트 전체 10위 이내 지명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끌었다. 당시 호튼은 고등학교 시절 두 가지 스포츠를 병행하고 야구에서도 투수와 3루수를 겸하는 ‘투웨이 플레이어’였다. 더구나 토미 존 수술로 대학 첫 해를 쉬었음에도, 조기 생일 덕분에 대학 신입생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였다. 이로 인해 그의 대학 커리어는 단 한 시즌 11번의 선발 등판에 그쳤고, 여기에 2024년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그는 비정상적으로 적은 경험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그가 소화한 총 이닝은 300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성인 무대에서 기록한 3번의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 중 2번이 2022년 칼리지 월드 시리즈에서 나왔고,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 것도 그때가 유일하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세 번째 등판인 5월 21일까지도 그는 8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적이 없었다. 즉, 호튼은 매우 제한된 경험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엄청난 잠재력을 폭발시켜 온 것이다. 이런 배경을 이해한다면 컵스 코칭스태프가 그의 이닝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포스트시즌, 케이드 호튼의 무대가 될까?

현재 컵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와일드카드 진출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만약 컵스가 가을 야구에 성공한다면, 케이드 호튼은 팀의 가장 강력한 선발 투수 중 한 명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아직 시즌이 6주 이상 남았고,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매튜 보이드가 1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후에는 쇼타 이마나가나 제임슨 타이욘이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호튼을 불펜의 ‘멀티 이닝 구원 투수’로 활용한다면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타자들에게 더욱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그의 짧은 투구 이닝을 고려하면, 5이닝 내외를 압도적으로 틀어막는 역할은 분명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감독은 호튼의 팔을 아끼면서도 그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지도 모른다. 컵스 팬들은 호튼이 건강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짧은 투구 경력에도 불구하고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온 그의 과거 이력은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우리는 호튼에 대해 아직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투수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컵스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열쇠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성장통을 겪게 될지, 야구 팬들의 시선은 이제 케이드 호튼에게로 향하고 있다.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시카고 컵스의 신인 투수 케이드 호튼이 메이저리그를 강타하며 놀라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독특하고 예측 불가능한 투구 메커니즘과 구종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부상 이력과 제한된 투구 이닝에도 불구하고, 컵스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를 신중하게 관리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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