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의 유혹, 생존의 경계에 선 모잠비크 광부들
모잠비크 마니카주는 ‘황금의 땅’이라는 매혹적인 별칭 뒤에 숨겨진 잔혹한 현실로 고통받고 있다. 금과 보석을 향한 인간의 끊없는 욕망은 이곳에서 수많은 이들을 위험한 불법 채굴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기본적인 보호 장비조차 없이 맨발로 진흙탕 속을 헤매는 광부들의 모습은 그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들은 때론 삽과 곡괭이 하나에 의지하여 목숨을 걸고 금맥을 찾아 헤매며, 그 꿈이 실현되면 단숨에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일례로, 한 광부는 하루 만에 270그램의 금을 채굴하여 집을 수리하고 오토바이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공담은 마치 빛나는 등대처럼 어둠 속에 갇힌 이들을 불법 채굴의 험난한 길로 이끄는 강렬한 유혹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확천금의 꿈은 언제나 독극물처럼 쓴 대가를 요구한다.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은 환경 파괴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번지고 있으며, 그 실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처참하다. 특히 모잠비크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정규직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불법 채굴은 비록 위험천만할지라도 당장의 생계를 책임지는 유일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에게 채굴 현장은 꿈과 절망이 교차하는 아이러니한 공간이 되고 있다.
빈곤이 낳은 절규: 생계와 범죄의 경계에서
모잠비크의 불법 광산에는 무쿠루마제 지구처럼 수많은 광부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가린페이로’라 불리며 모잠비크뿐 아니라 짐바브웨, 말라위 등 인근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잠비크 국립통계연구소(INE)의 2021년 데이터는 모잠비크에 약 23만 명의 광부가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마니카주에만 338개의 소규모 채굴 거점 중 288곳이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세계은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농촌 지역에서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소규모 채굴에 종사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불법 채굴은 단순히 개인의 생계를 넘어, 국제적인 문제와도 얽혀 있다. 국제조사기관인 월드 골드 카운슬(WGC)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소규모 광산에서 거래되는 불법 금이 우크라이나부터 수단에 이르는 여러 분쟁과 테러리즘의 자금원이 되며 조직 범죄를 조장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절박한 생계는 불법을 정당화하고, 그 불법은 다시 더 큰 문제의 씨앗이 되는 비극적인 연결고리인 셈이다. 광부들은 현장을 찾아오는 구매자에게 금을 직접 판매하는데, 이는 당국의 단속을 피해 싸게라도 팔려는 절박한 심리에서 비롯된다. 마니카 마을에서 그램당 116달러에 거래되는 금이 채굴 현장에서는 69달러에 불과한 현실은 이들이 감수해야 하는 또 다른 희생을 보여준다. 짐바브웨 출신 시몬 치바타 씨의 말처럼 "운에 달렸다"는 말은 이들의 삶이 얼마나 불안정한지에 대한 슬픈 고백이다. 이들에게 채굴은 예측 불가능한 보상이라 할지라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생명줄로 여겨진다.
침묵의 독, 수은이 삼킨 모잠비크의 강과 땅
금과 보석을 향한 욕망이 깊어질수록, 모잠비크의 자연은 치명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불법 채굴 현장의 또 다른 심각한 위험은 바로 수은의 사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 보건상 10대 우려 물질 중 하나로 지정한 수은은 금 입자를 모으는 데 사용된 후 여과 없이 불태워진다. 이때 기화된 수은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 식물, 토양, 그리고 강물에 스며들며 생태계 전체를 오염시킨다. 유엔에 따르면 소규모 금 채굴은 전 세계 수은 배출량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심각성을 더한다. 모잠비크 푼게 대학의 2022년 연구는 마니카 지역에서 지속적인 수은 연소가 토양의 수은 농도를 증가시키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무쿠루마제 지구의 채굴 활동은 인근 강을 오염시키고, 강변 공동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경운동가 루이 실바 씨는 불법 채굴이 무분별한 삼림 벌채와 강, 토양 오염을 동시에 유발하여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채굴 현장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사는 마르타 아르민다 씨는 한때 강물로 채소를 재배했지만, 이제는 흙탕물이 된 강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호소한다. 그녀는 "물은 더럽고 진흙투성이다. 상추나 양파에 물을 주어도 흙이 마르고 자라지 않는다. 물에 진흙이 너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며 절망감을 드러낸다. 치칸바담 어업 협의회의 시비아오 쿠나이 회장은 수질 오염으로 인해 물고기 수가 급감하여 약 50명의 어부가 폐업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이처럼 수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침묵의 살인자처럼 모잠비크의 강과 땅, 그리고 그곳에 의지해 살아가던 이들의 삶을 서서히 병들게 하고 파괴한다. 환경 파괴는 단순히 자연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여실히 목도한다.
삶을 파괴하는 대가: 드러나는 건강 위협과 당국의 고뇌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 이들에게는 수은 오염 외에도 여러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광산 현장은 언제든 붕괴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본적인 안전 장비조차 제공되지 않아 광부들은 늘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마니카에서는 광산 붕괴로 최소 3명의 금광부가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는 불법 채굴 현장의 안전 불감증과 열악한 환경이 초래하는 불가피한 결과로 보여진다. 지난해 카를로스 자카리아스 당시 광물자원·에너지 장관이 "많은 모잠비크인이 일반적인 환경 및 안전 규제를 지키지 않고 불법 채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인정한 사실은, 정부 또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고뇌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수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수은은 신경계, 신장, 간, 면역 체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에게는 선천성 기형과 발달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광부들 본인뿐만 아니라, 오염된 물을 마시고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농산물을 섭취하는 지역 주민들 역시 만성적인 수은 중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불법 채굴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지역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알면서도, 빈곤에 허덕이는 수많은 이들의 생계를 고려할 때 강제적인 단속 외에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어려운 고뇌에 빠져 있을 것이다. 과연 이들에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희망과 절망의 딜레마: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질문
모잠비크 불법 채굴 문제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과 환경 파괴, 그리고 글로벌 범죄 자금원이라는 복잡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말라위에서 마니카로 와 10년간 채굴을 해온 템보 무카냐 씨의 이야기는 이 문제의 복잡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2019년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세계 최빈국인 고향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 큰 어려움에 처하자 다시 모잠비크의 불법 광산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채굴뿐이다. 여기에 있으면 제대로 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그의 절규는, 수많은 광부들이 처한 현실이자 정부가 강경한 단속만을 펼치기 어려운 이유를 대변한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서 이들의 생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들을 더욱 깊은 음지로 내몰아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불법 채굴을 근절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 전에 이들에게 다른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교육과 직업 훈련의 기회를 확대하며, 광부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불법 금 거래를 차단하고, 채굴로 인한 환경 피해를 복구하며, 현지 공동체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일확천금의 꿈은 계속해서 모잠비크의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수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악몽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 비극의 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단순한 비난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지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모잠비크 마니카주의 불법 금 채굴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생계를 잇는 광부들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주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위험과 수은 오염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수은 사용은 토양과 강을 오염시켜 지역 농업과 어업을 파괴하며, 이는 광부들의 삶의 터전마저 위협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지 모잠비크만의 비극이 아니라 국제적인 분쟁 자금원으로도 활용되어 복잡한 글로벌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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