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여름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8월 중순, 커피 전문점들은 벌써부터 가을을 속삭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펌킨 스파이스 라떼(Pumpkin Spice Latte, 이하 PSL)의 귀환은 이제 단순한 음료 출시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특히 던킨이 스타벅스보다 먼저 가을 메뉴를 전격 공개하며 이른바 ‘가을 선점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던킨은 지난 8월 20일, 시그니처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필두로 펌킨 케이크 도넛, 펌킨 먼치킨 도넛 홀 트릿 등 다양한 펌킨 메뉴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는 가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덥지만 가을의 정취를 미리 느끼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가을 메뉴의 선두 주자였던 스타벅스는 던킨보다 늦은 8월 26일 PSL을 포함한 가을 메뉴를 선보일 예정인데, 과연 던킨의 선제공격이 올해 가을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펌킨 스파이스 라떼는 이제 북미를 넘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가을 음료가 되었다. 특유의 달콤하고 따뜻한 향신료 향은 많은 이들에게 아늑하고 편안한 가을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처럼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가진 PSL의 이른 출시는 단순히 음료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가을이라는 계절 자체를 먼저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은 이른 가을의 맛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고,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이 점에서 커피 전문점들의 이러한 시도는 매우 영리하다고 할 수 있다.

던킨, 향수를 자극하는 시리얼 앤 밀크 라떼로 승부수를 던지다

던킨은 이번 가을 메뉴에서 펌킨 스파이스의 귀환과 더불어 파격적인 신메뉴인 '시리얼 앤 밀크 라떼'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마시멜로 시리얼 우유를 더해 마치 시리얼을 다 먹고 남은 달콤한 우유를 마시는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을 자랑한다. 던킨의 메뉴 혁신 담당 부사장인 앤서니 에프터(Anthony Epter)는 이 아이디어가 시리얼을 먹을 때 마지막 남은 우유를 즐기던 유년 시절의 추억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단순한 맛을 넘어 정서적인 연결고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던킨의 시도이다. 이처럼 과거의 향수를 현대적인 음료로 재해석하는 트렌드는 최근 식품 업계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안정감을 주는 과거의 기억에서 위안을 찾는 경향이 있다. 던킨은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읽어내어, '시리얼 앤 밀크 라떼'라는 참신한 메뉴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더 나아가 던킨은 이 라떼와 관련된 티셔츠, 스웨터, 모자 등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음료 하나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려는 마케팅 전략이다. 또한, 던킨은 두 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한 글로벌 슈퍼스타 사브리나 카펜터와 협업한 '데이 드림 리프레셔' 라인업에 새로운 믹스드 베리 맛을 추가하며 젊은 세대의 취향도 놓치지 않고 있다. 오트 밀크를 베이스로 한 이 리프레셔는 망고, 딸기 맛과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베이스, 맛, 단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옵션까지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신메뉴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하려는 던킨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스타벅스의 반격, 전통과 혁신이 빚어내는 가을의 맛

던킨의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여전히 가을 커피 시장의 강력한 플레이어이다. 8월 26일 가을 메뉴 출시를 예고한 스타벅스는 전통적인 강자인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필두로 가을 한정 메뉴를 선보인다. PSL 외에도 펌킨 크림 콜드 브루, 아이스 펌킨 크림 차이, 피칸 크런치 오트밀크 라떼 등 이미 검증된 인기 메뉴들이 다시 돌아와 가을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펌킨 크림 콜드 브루는 차가운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펌킨 스파이스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는 PSL을 2003년에 처음 선보인 이래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음료를 통해 가을 시즌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PSL은 스타벅스에게 단순한 메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올해 가을 메뉴에는 이탈리안 소시지 에그 바이트와 피칸 오트밀크 코르타도 같은 새로운 메뉴들이 추가된다. 특히 코르타도는 에스프레소 샷의 일종인 리스트레토 샷과 스팀 우유로 만들어지는 커피 스타일로, 스타벅스가 올해 초부터 선보이며 커피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메뉴이다. 이는 전통적인 가을의 맛과 더불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스타벅스의 노력을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또한 오트 밀크를 활용한 비건 옵션 메뉴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식습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펌킨 스파이스 라떼는 리얼 펌킨 플레이버, 펌킨 관련 향신료(계피, 육두구, 정향), 스타벅스 시그니처 에스프레소와 스팀 우유로 만들어지며 휘핑크림과 펌킨 파이 스파이스가 얹어져 완벽한 가을의 맛을 선사한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전통적인 인기 메뉴와 함께 신선하고 혁신적인 메뉴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여, 가을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치열한 커피 전쟁, 숨겨진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 혜택

던킨과 스타벅스가 이처럼 이른 시기부터 가을 메뉴 경쟁에 돌입하는 것은 단순히 계절 메뉴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점 효과'이다. 던킨이 스타벅스보다 일주일가량 먼저 가을 메뉴를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던킨에서 먼저 가을을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던킨에 대한 초기 관심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이른 출시가 '가장 먼저 경험하는' 트렌드로 인식되어 바이럴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양사는 단순한 메뉴 출시를 넘어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던킨은 '6달러 밀 딜'을 다시 선보이며 베이컨, 에그, 치즈 샌드위치와 해시 브라운, 그리고 미디엄 커피를 6달러에 제공한다. 이는 바쁜 아침 시간에 경제적이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이다. 또한, 던킨 리워드 멤버들에게는 먼치킨 할인, 월요일 선주문 시 보너스 포인트 제공, 음료 구매 시 애플 파이 할인 등 기간 한정 특별 혜택을 제공하며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고 재방문을 장려한다. 스타벅스 역시 자체적인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멤버십 프로그램은 단순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화된 마케팅을 펼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결국, 가을 메뉴 경쟁은 각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어떤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음료의 맛과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 편의성, 그리고 브랜드가 선사하는 특별한 '느낌'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승패를 가른다고 본다.

가을 커피 시장의 미래, 다양성과 개인화가 이끄는 트렌드

던킨과 스타벅스의 올가을 메뉴 경쟁을 통해 우리는 커피 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첫째, '시즌성의 확장'이다. 이제 가을 메뉴는 가을이 시작되기도 전에 출시되어, 소비자들에게 계절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계절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새로운 맛을 찾는다는 점을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계절과 시기에 맞는 특별한 메뉴들이 더욱 빠르게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향수와 혁신의 공존'이다. 던킨의 시리얼 앤 밀크 라떼처럼 유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메뉴는 물론, 스타벅스의 피칸 오트밀크 코르타도처럼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적인 메뉴가 동시에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익숙함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양면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브랜드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통적인 인기 메뉴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개인화와 맞춤형 경험'의 중요성이다. 던킨의 데이 드림 리프레셔가 베이스, 맛, 단맛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취향에 맞춰 음료를 커스터마이징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것을 넘어, '나만의 음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선주문 기능과 맞춤형 옵션 제공은 이러한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치 소비와 혜택'의 중요성이다.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던킨의 6달러 밀 딜이나 다양한 리워드 혜택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브랜드의 노력이다. 결국, 앞으로의 가을 커피 시장은 단순한 맛 경쟁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풍부하고 개인화된 경험, 그리고 합리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가을을 앞당기는 커피 전문점들의 경쟁이 뜨겁다. 던킨은 새로운 시리얼 앤 밀크 라떼로 향수를 자극하며 펌킨 스파이스 메뉴를 일찍이 선보였다. 스타벅스 또한 전통의 펌킨 스파이스 라떼와 혁신적인 신메뉴로 맞서며, 소비자들의 가을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계절 메뉴 출시를 넘어선, 시장을 선점하려는 마케팅 전쟁의 서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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