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의 이례적인 미국행이 외교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그러나 조 장관은 23일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고 전날 먼저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며,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최종 조율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강유정 대변인을 통해 "갑작스러운 방미 일정은 아니다"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이 많아 긴밀한 조율을 위해 미국으로 직행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외교 수장의 이례적인 선발대 파견은 단순한 사전 조율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언뜻 보면 단순히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외교 수장의 이러한 '선발대' 역할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 직전 일본 방문을 건너뛰고 미국으로 향한 점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의 진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거나, 혹은 미국 측이 통상 문제나 안보 현안에서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강한 요구를 제기하고 있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는 막후에서 치열한 협상과 조율이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외교부는 조 장관이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대행 등과 회동해 핵심 의제를 최종 조율할 것이라고 전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단순한 의전 문제를 넘어선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미 동맹의 복원과 강화라는 대의 아래, 실질적인 국익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물밑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외교 현장에서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외교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숨 가쁜 노력이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고위급 경제 사절단 동행…반도체 넘어 원전에 쏠린 눈

조현 외교장관의 선발대 역할이 외교 안보 분야의 막판 조율에 방점이 찍혔다면, 경제 분야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사전 조율을 추진하며 우리 국익을 최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장관은 미국 상무장관 및 에너지부 장관을, 여 본부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부터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협력안까지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성장 청사진에서도 'AI·초혁신' 30대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만큼, 미국과의 기술 동맹 강화는 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된다. 하지만 이번 방미에서 특히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야는 다름 아닌 '원전'이다. 단순히 기술 협력을 넘어, 한국형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전례 없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 왔다. 심지어 웨스팅하우스와의 별도 합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50년간 원전 1기 수출 시 9000억 원 상당의 물품 계약과 2400억 원 규모의 기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며,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신규 수주도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까지 미국행에 동참했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 협력을 넘어선 중대한 비즈니스적 모멘텀이 포착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들이 미국 현지에서 웨스팅하우스 등 주요 원전 기업들과 어떤 협력 방안을 모색할지, 그리고 그 결과가 한국 원전 산업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한수원-웨스팅하우스, 불편했던 동거 끝 협력 모델 찾나?

한국형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는 배경에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의 관계 재정립 움직임이 가장 크게 자리한다. 과거 지식재산권 분쟁으로 삐걱거렸던 양측은 올해 초 극적으로 분쟁 종료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그 합의 내용이 한국에 불리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불편했던 동거를 청산하는 것을 넘어, 양측이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자체적인 원전 시공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자국 내 신규 원전 10기를 2030년까지 건설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원전 확대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의 강점인 원전 시공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에너지 당국 접촉 과정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한국 기업들이 자국 내 원전 확대 계획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이 제3국 시장보다 원전 확충 문제가 더욱 시급한 미국에서, 한국형 원전의 건설 역량이 미국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랐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복잡했던 지재권 문제는 봉합되었고, 이제는 양국 정부 간에도 '철저한 수출 통제 원칙 준수'를 전제로 원전 협력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한국 원전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이른바 'K-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 기회로 여겨진다.

제2의 마스가 기대감, K-원전 미국 시장 진출의 서막인가

한미간 원전 협력 논의가 심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제2의 마스가(MASGA)'로 비유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미 간 조선 협력을 뜻하는데, 이는 단순히 기술 교류를 넘어 양국 산업 생태계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협력의 상징이다. 원전 분야에서의 협력 또한 이와 유사하게 한국의 뛰어난 건설 능력과 미국의 선진 기술 및 거대 시장이 결합하여 상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할 바 없는 큰 기대를 모은다. 특히, 과거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문제로 인해 사실상 묶여 있던 한국의 원전 수출길이 조인트벤처 설립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미국 시장으로 열릴 수 있다는 점은 산업계에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조인트벤처가 성공적으로 설립되고, 한국이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는 단순히 몇 개의 원전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선 전략적, 그리고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원전 확대 정책에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독보적인 강점이다. 동시에 한국의 건설, 기자재, 부품 등 관련 기업들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과거 한국 원전 산업이 직면했던 난관을 극복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제도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 가능성이 현실로 구체화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원전 참여에 대한 강한 희망을 표명한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차 방정식 푸는 정상회담 외교, 국익 최대화의 숙제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과 경제적 활로를 모색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현 외교장관의 이례적인 선발대 파견과 고위급 경제 사절단의 동행은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치밀한 준비와 강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통상 및 안보 현안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원전 수출과 같은 핵심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마치 고차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난이도의 외교전이다. 이번 회담은 한국의 외교 역량이 총체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이 한국에 제기할 수 있는 민감한 요구 사항들을 현명하게 조율하면서도,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조인트벤처 설립 논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이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전기를 마련하고, 관련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러나 국제 정치와 경제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안고 있기 마련이다. 우리 정부는 다가올 정상회담에서 치밀한 전략과 유연한 접근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롭고 번영하는 국제 질서에 기여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국익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 동맹의 미래를 더욱 공고히 하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의 국제적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 미칠 것이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산업부 장관들이 선발대로 미국을 방문하며 막바지 의제 조율에 나섰다. 특히 조현 외교부 장관의 이례적인 방미는 난항이 예상되는 통상·안보 현안에 대한 긴밀한 조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원전 수출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의 국익 최대화 방안 모색에 정부 역량이 총집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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