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열도를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름, 바로 사와다 켄지가 있다. 그를 아는 이들은 물론,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조차 '줄리'라는 애칭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단순히 대중의 인기를 좇는 아이돌이나 유행을 따르는 가수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 현상이었으며, 일본 대중문화의 변혁을 이끈 살아있는 아이콘으로 군림하였다. 밴드 '더 타이거즈'의 보컬로 데뷔하여 "그대만을 사랑해"와 같은 당대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그는 1971년 솔로 아티스트로 독립한 뒤에도 그칠 줄 모르는 성공 가도를 달렸다. "위험한 두 사람", "시간이 흐르는 대로", "마음대로 하게 해줘", "TOKIO" 등 시대를 관통하는 수많은 명곡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대중의 마음을 깊숙이 사로잡았다. 줄리의 음악은 단순히 음반 판매량이라는 수치적인 기록을 넘어서는 훨씬 더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그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이고 인상적인 퍼포먼스와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흔들림 없는 일관된 삶의 자세는 수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하나의 전설로 남았다. 일본 연예사에서 사와다 켄지는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그리고 그는 일본 사회와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어떤 심원한 영향을 미쳤을까? 아마도 그는 기존의 남성 스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미학적 기준을 제시한 선구자였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등장 자체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대중문화의 혁명적 사건이었다. 그의 압도적인 매혹적인 외모와 무대 위에서의 폭발적인 카리스마는 당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감흥을 안겨주었으며, 그가 보여준 과감한 예술적 시도와 파격적인 행보는 일본 대중문화의 지평을 전례 없이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선, 깊이 있고 지속적인 문화적 유산을 남겼다는 점에서 그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슈퍼 그룹의 좌절을 넘어선 음악적 혁신: 안방으로 스며든 록의 선율

더 타이거즈 해체 후, 사와다 켄지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음악계의 새로운 흐름이었던 뉴 록을 지향하며, 당대 최고 인기 그룹의 멤버들이 합류하여 'PYG'라는 '슈퍼 그룹'이 결성되었다. 관계자들 모두 성공을 확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상업적이라는 비난과 팬덤 분열로 인해 야유를 받았고, 발매된 곡들조차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러한 부진은 사와다 켄지가 1971년 11월, 솔로 가수로서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홀로서기는 놀랍도록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972년 그의 두 번째 싱글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랑"은 오리콘 차트 4위에 오르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그에게 다시금 빛을 안겨주었다. 같은 해 말, 더 타이거즈 시절 출연하지 못했던 NHK 홍백가합전에 솔로 가수로서 당당히 입성하였고, 이듬해 발표한 싱글 "위험한 두 사람"은 마침내 오리콘 1위를 차지하며 그를 명실상부한 최정상의 스타 자리에 다시 올려놓았다. 이 시기 사와다 켄지의 가장 위대한 음악적 공헌 중 하나는 바로 텔레비전 음악 방송에 자신의 백 밴드를 대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당시 대부분의 음악 프로그램은 각 방송국에서 정해놓은 하우스 밴드나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사와다 켄지는 이러한 관습을 과감히 거부하고, 이노우에 다카유키 밴드를 자신의 백 밴드로 고집한다. 이는 자신의 이상적인 사운드를 대중에게 들려주고 싶었고, 고락을 함께한 멤버들에 대한 깊은 배려이기도 했다. 이 결정은 그에게 엄청난 매력을 더하는 동시에, 당시 주류가 아니었던 록 음악이 전국 안방에 퍼져나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줄리의 파워풀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에 록 사운드가 어우러진 그의 음악은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고, 이후 니시조 히데키 등 사와다 켄지를 동경했던 수많은 후배 가수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백 밴드를 텔레비전에 대동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등 일본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그는 록 음악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퇴폐미의 정수, 배우로서의 줄리 그리고 아쿠-오오노 콤비와의 운명적 만남

가수로서의 눈부신 활약과 더불어 사와다 켄지는 배우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전형적인 아이돌 역할부터 심오한 내면을 가진 범죄자 역할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었지만, 그가 배우로서 본격적인 평가와 찬사를 받기 시작한 것은 1975년 방영된 드라마 '악마 같은 그 녀석'(TBS계)에서 '가몬 료' 역을 맡으면서부터였다. 드라마 속 가몬 료는 삼억 엔 사건의 범인으로, 도피 생활 중 클럽 가수로 위장하여 시효를 기다리는 음울하고도 퇴폐적인 미청년이었다. 에로스와 폭력이 뒤섞인 이 드라마에서, 특히 배우 후지 타츠야와의 남성 간 성적 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연기는 당시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소년 소녀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파격적인 시도는 당시 일본 사회가 금기시하던 영역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자,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확장하려는 줄리 특유의 과감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의 주제가였던 "시간이 흐르는 대로"는 발매되자마자 100만 장에 육박하는 경이로운 대히트를 기록하며, 사와다의 음악적 황금기를 이끌 불멸의 '아쿠 유-오오노 카츠오 콤비'의 운명적인 서막을 알렸다. 작사가 아쿠 유는 1965년 작사가로 데뷔한 베테랑이었고, 이 시기 이미 여러 대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이전까지 사와다 켄지의 음악이 다소 섬세하고 탐미적인 세계관을 주로 선보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아쿠 유 특유의 강렬하고 개성 넘치는 가사로 전환하는 것은 그에게 분명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하지만 이 모험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1977년부터 1979년에 걸쳐 해외판을 제외한 아홉 장의 싱글이 모두 아쿠 유와 오오노 카츠오 콤비의 작사와 작곡으로 탄생했으며, 이 곡들은 모두 일본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경이로운 기록적인 히트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사와다 켄지가 단순한 미남 가수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예술가였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계를 허문 파격, 줄리 스타일이라는 독창적 세계관의 완성

1978년은 사와다 켄지에게 있어 그야말로 절정의 한 해였다. 당시 그의 매니저였던 모리모토 세이진은 1978년 1월 첫 방송된 전설적인 음악 프로그램 '더 베스트 텐'(TBS계)의 방영 시간이 사와다 켄지의 스케줄에 맞춰 결정되었을 정도라고 증언한다. 이는 사와다 켄지가 당시 일본 음악 방송계에서 얼마나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는지를 명확히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는 이러한 대중의 뜨거운 기대를 뛰어넘는 상상 초월의 퍼포먼스로 보답하였다. 무대 위에서 그는 가라지시 보탄 문신을 형상화한 시스루 셔츠 위에 군복을 걸치고 수십 장의 다다미를 깔아놓은 독특한 무대 위에서 "사무라이"(1978년 1월)를 열창한다. 또 다른 무대에서는 불량 선원처럼 세일러복을 입고 격렬하게 춤을 추며 "달링"(1978년 5월)을 불렀다. 심지어 스튜디오에 실제 비를 내리게 하고, 피 묻은 붕대를 감은 채 흐느끼듯 "LOVE (안아주고 싶어)"(1978년 9월)를 노래하는 등, 이전에는 일본 연예계에서 단 한 번도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무대 연출을 연이어 선보였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무대들이 결코 서구의 팝 스타들을 단순 모방하거나 답습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오직 '줄리' 사와다 켄지 본인만이 지닌 독창적인 감각과 예술적 통찰력에서 비롯된 독자적이고 파격적인 세계관이었고, 이 세계관은 당시 일본 전역을 전율시켰다. 만화 '기분은 이미 전쟁'에는 이 시기 사와다 켄지의 특이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매우 잘 표현한 한 구절이 나온다. "존 레넌이 살해당했대요"라는 충격적인 말에 한 캐릭터는 "우리에게는 아직 사와다 켄지가 있다!"라고 외친다. 이 대목은 당시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사와다 켄지가 비틀즈의 존 레넌에 비견될 만큼 압도적이고 독보적인 존재였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 그는 단순한 가수를 넘어, 음악과 패션,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진정한 종합 예술가로서 시대를 선도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현재 진행형의 전설: 시대를 초월하여 빛나는 사와다 켄지의 불멸의 예술혼

사와다 켄지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 속에만 머무르는 박제된 스타가 아니다. 그는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강력한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의 음악적 능력과 시각적 퍼포먼스는 단순한 연예 활동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독립된 예술 형태로 승화되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이었던 그의 의상과 분장, 그리고 관객을 압도하는 몰입감을 선사하는 드라마틱한 무대 연출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하였다. 그는 '줄리 스타일'이라는 고유하고 독창적인 브랜드를 확립하였고, 이는 일본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족적을 남겼다. 또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적인 예술가적 자세로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영원한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그룹 사운드의 최정점에서 과감하게 솔로로 전향하는 파격적인 용기를 보여주었으며,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장르와 역할을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그의 뜨거운 예술가적 기질과 대중과의 소통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은 그가 7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으로 무대에 서서 팬들과 직접 호흡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와다 켄지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살아있는 전설', '시대의 아이콘', '대중문화의 혁명가'와 같은 압도적인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이는 그가 지난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업적의 깊이와 그가 지닌 존재감의 무게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는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뛰어난 가수를 넘어, 음악과 연기, 패션,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 이르기까지 일본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유일무이한 종합 예술인임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그의 존재는 단순히 추억 속의 스타로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의 전설로서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에게 깊은 감동과 무한한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의 불멸의 예술혼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일본 대중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빛날 것이며, 그의 발자취는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길이 남을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