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을 넘어 본격적인 야외 활동의 계절이 되면, 우리를 유혹하는 푸른 자연 속에는 때때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치명적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살인 진드기’라는 섬뜩한 별명으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마다니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최근 일본 열도에 SFTS 확산에 대한 초비상이 걸렸다.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SFTS 감염자 수가 전례 없는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의 최신 통계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2025년 8월 10일 기준으로 SFTS 누적 감염자 수가 무려 135명에 달한다고 JIHS는 밝혔다. 이는 불과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의 최다 기록이었던 134명을 단숨에 넘어선 수치이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는 사실은 이 질병의 확산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모두에게 강한 경고음을 울린다. 더욱이, 지금까지는 주로 따뜻하고 습한 기후의 서일본 지역에 감염 사례가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하며 상대적으로 추운 기후를 보이는 홋카이도에서까지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SFTS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풍토병이 아닌, 전국적인 위협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마다니 서식 환경의 변화, 인간 활동 영역의 확장 등 복합적인 환경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확산 양상 앞에서, 우리는 과연 이 질병의 실체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다가올지 모르는 더 큰 위협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때이다. 단순히 숫자의 증가를 넘어, 이 질병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단순한 진드기 물림이 아니다: SFTS의 치명적인 실체

SFTS는 단순히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가벼운 피부 발진이나 일시적인 열감과는 차원이 다른 중증 감염병이다. 이 질병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SFTSV)를 보유한 마다니가 사람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되어 발생한다. 감염 초기에는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식욕 부진, 구토, 설사,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 그리고 전신 권태감과 근육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감기나 다른 감염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병이 진행될수록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뚜렷하게 관찰되며, 심한 경우 의식 장애, 신경학적 증상, 출혈 경향이 나타나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한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국내 SFTS 진단 환자의 치명률은 약 27%에서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감염자 3명 중 1명 가까이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매우 높은 수치이며, 특히 50대 이상의 고령층이나 당뇨, 심장 질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 감염 후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단과 신속한 집중 치료가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SFTS는 마다니 물림 외에도 감염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의 특성을 지닌다. 즉, 사람이 산이나 들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이미 감염된 동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노출될 위험이 상존한다는 뜻이다. 이는 도시 거주자들에게도 SFTS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대목이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더욱 각별한 주의와 함께 동물들의 진드기 예방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증상이 모호하여 초기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만큼, 발열을 동반한 소화기 증상이나 마다니에 물린 흔적이 있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안이다.

서쪽에서 북쪽으로, 예측 불가능한 확산의 징후들

SFTS의 지리적 확산 양상은 이 질병이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냉엄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동안 SFTS 감염 사례는 일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온화하고 습한 기후를 가진 서일본 지역, 특히 고치현(14명)을 비롯해 나가사키, 오이타(각 9명), 시마네, 구마모토(각 8명)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마다니의 주요 서식 환경이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생태학적 이해와 궤를 같이하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2025년 처음으로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에서 SFTS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학계와 보건 당국에 큰 충격과 함께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도 추운 기후와 긴 겨울을 특징으로 하는 지역으로, 과거에는 마다니의 대규모 서식이나 SFTS 발생이 흔치 않았다. 이러한 지역에서의 감염 확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마다니의 생존 환경을 확대시키고, 서식지를 북쪽으로 이동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진드기는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한 생물이며, 기온 상승은 그들의 활동 기간을 연장시키고 새로운 서식지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만약 이러한 기후 변화에 따른 매개체 분포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SFTS는 더 이상 남부 지역의 풍토병이 아니라 일본 전역, 나아가 과거에는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다른 고위도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보건 위협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매개체성 질병의 발생 지역을 확장시키는 경향과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각 지역의 보건 당국은 이러한 새로운 지리적 위험을 반영하여 감시 체계를 재정비하고, 각기 다른 지역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예방 및 대응 계획을 시급히 수립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더 이상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다.

마다니와의 전쟁: 예방이 최선의 방어이다

SFTS라는 치명적인 위협으로부터 우리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패는 바로 철저한 예방이다. 마다니와의 접촉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모든 예방 수칙의 핵심이다. 농작업을 하거나 등산, 캠핑, 산책 등 야외 활동으로 산, 들판, 풀숲과 같이 마다니 서식 가능성이 높은 곳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시판되는 진드기 기피제를 옷이나 노출이 불가피한 피부에 도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단, 기피제 사용 시에는 제품의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사용 연령 제한이나 올바른 사용법을 준수해야 하며, 특히 아이들에게 사용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옷의 색상은 밝은색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옷에 붙어 있는 마다니를 육안으로 쉽게 발견하여 털어낼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또한, 신발은 발등을 완전히 덮는 형태를 선택하고, 양말을 길게 신어 바지 아랫단을 양말 안으로 넣어 마다니가 피부로 직접 기어들어 오지 못하도록 빈틈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 활동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샤워를 하여 몸에 붙어있을지 모르는 마다니를 씻어내고, 착용했던 옷은 즉시 뜨거운 물에 세탁하거나 건조기를 사용하여 마다니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 중 하나는 몸 전체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이다. 마다니는 주로 피부가 부드럽고 습하며,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인 머리카락 속, 귀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무릎 뒤 오금, 배꼽 주변 등지에 숨어 흡혈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부위들을 특히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피부에 마다니가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절대로 스스로 떼어내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제거할 경우 마다니의 머리 부분이 피부에 남아 2차 감염을 유발하거나, 오히려 마다니가 스트레스를 받아 체내의 바이러스를 더 많이 주입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지체 없이 가까운 의료기관(내과, 피부과 등)을 방문하여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마다니를 제거하고 필요한 사후 처치를 받아야 한다.

SFTS, 우리 사회의 새로운 숙제가 되다

SFTS 감염자 수의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은 단지 하나의 질병 통계를 넘어,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환경 및 보건 문제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기후 변화가 촉발하는 생태계의 교란,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인간의 생활 및 경제 활동 반경의 무분별한 확장,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 서식지의 파괴는 마다니와 같은 매개체의 서식 환경을 변화시키고, 결과적으로 SFTS와 같은 매개체성 질병의 발생과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SFTS와 같은 감염병을 단순히 개인의 주의를 넘어선, 범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과학적 모니터링 및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마다니의 서식지 변화와 활동 양상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예방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둘째, SFTS 바이러스의 특성과 매개체의 생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투자를 통해 백신 개발이나 효과적인 치료법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진단 기술을 고도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건강 인식을 높이고 예방 수칙을 생활화하는 범국민적인 교육과 캠페인이다. 개인의 경각심과 실천이 감염의 고리를 끊는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넷째, 일선의 의료 시스템은 이러한 매개체성 질병에 대한 진단 역량과 치료 프로토콜을 강화하고, 감염병 확산 시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여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이는 단순히 병원 내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보건소 및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네트워크를 포함한다. SFTS는 우리에게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작지만 치명적인 생물체로부터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관심과 정부 차원의 정책적 투자, 그리고 인류, 동물, 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하나 건강(One Health)'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의 다학제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인 것이다. SFTS의 확산은 인간의 건강이 자연 생태계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강력한 경고음이며, 우리는 이 경고에 귀 기울여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노잇. - KNOW IT. 세 줄 요약

치명률 30%에 달하는 마다니 매개 감염증 SFTS 감염자 수가 13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전국적 확산 조짐을 보인다. 특히 홋카이도에서 첫 사례가 확인되어 감염 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야외 활동 시 피부 노출을 줄이고, 마다니에 물렸을 경우 자가 제거를 피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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